[도박장 된 이색술집]① [르포] 술은 장식품…대놓고 도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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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도박으로 돈을 잃은 사람을 보고 멍이 들었다고 표현합니다.
피 맺힌 듯한 응어리가 마음에 남아서일 겁니다.
도박으로 인한 폐해는 당사자는 물론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합니다.
그런 도박장이 합법이라는 탈을 쓰고 우리 생활 깊은 곳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이색 술집을 가장한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는 실태와 문제점을 3편에 걸쳐 보도합니다.
]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빗대 광주베이거스라고 불립니다.
"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 펍(Pub) 또는 라운지 바(Lounge Bar) 간판을 단 술집들.
얼핏 보기엔 모두 평범한 술집들이지만 간판에는 마치 암호처럼 카드 그림이나 도박을 연상할 수 있는 단어가 섞여 있었다.
포커 게임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 등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홀덤 펍'과 '카지노 바'였다.
광주에서 유명하다는 서구 소재 한 홀덤 펍을 업계 관계자와 함께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성 종업원이 다가와 다짜고짜 게임 참여 여부부터 물었다.
"둘러본 뒤에 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앉을 자리로 안내하며 메뉴판도 없이 음료를 주문받았다.
제공되는 음료는 무료로 무제한 제공됐지만, 매장에 있는 50∼60명의 손님 가운데 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매장 한 가운데 놓인 홀덤 테이블에 10여 명의 사람이 빽빽하게 둘러앉아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술을 마시는 게 목적인 곳은 아니었다.
홀덤 게임에 한 번 참여하려면 참가비 명목으로 1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밤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분위기가 고조되면 고조될수록 참가비는 점점 올라간다고 일행은 귀띔해줬다.
판돈을 걸고 홀덤 게임이 진행되는 '도박'의 시작이었다.
매장에선 손님들의 실명 대신 온라인처럼 드래곤 님, 악어새 님 등 가명(닉네임)으로 불렸다.
게임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현금이나 신용카드, 백화점 상품권 등으로 판돈을 걸고 나면 일정량의 칩이 제공됐다.
다른 참가자들의 칩을 모두 따면 게임에서 이기는 방식이었는데 칩을 모두 잃은 사람은 10만원을 더 내고 다시 칩을 받아 게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대 12명의 참가자가 한 게임에 20만원씩 240만원짜리 판돈이 걸린 도박이 아무렇지 않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은 별다른 대화 없이 딜러가 건넨 카드를 확인하고 베팅을 하는 데에만 열중했다.
칩을 한 번 따는 데 걸린 시간은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도박의 초조함이나 긴장감을 대변하는 듯 칩을 들었다 놨다 하는 '딸그락 딸그락' 하는 소리가 침묵의 공간을 메웠다.
짧은 반바지나 달라붙은 원피스를 입은 앳돼 보이는 여성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카드 게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그렇게 여러 차례 카드가 돌고 돌아 게임을 시작한 지 50여분 만에 칩을 모두 딴 승자가 나왔다.
그의 환한 미소는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나머지 11명과 대조되며 도박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딜러는 게임에서 이긴 사람을 매장 한쪽에 '제한 구역'이라고 쓰여 있는 계단실로 따로 불러냈다.
여기에서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판돈에서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현금과 백화점상품권으로 지급받았다.
'돈 놓고 돈 먹기'가 벌어지는 도박장이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술집의 모습으로 변장해있던 셈이었다.
이 업계 관계자는 "돈을 잃더라도 한 번만 이기면 이익이라는 생각에 도박을 멈추지 못한다"며 "그래서 사행 행위가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놓고 도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열려있는데 (돈 거래 없는) 정상적인 홀덤 펍이 살아남을 수 있었겠냐"며 "이제 광주에서 도박하지 않는 홀덤 펍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피 맺힌 듯한 응어리가 마음에 남아서일 겁니다.
도박으로 인한 폐해는 당사자는 물론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합니다.
그런 도박장이 합법이라는 탈을 쓰고 우리 생활 깊은 곳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이색 술집을 가장한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는 실태와 문제점을 3편에 걸쳐 보도합니다.
]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빗대 광주베이거스라고 불립니다.
"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 펍(Pub) 또는 라운지 바(Lounge Bar) 간판을 단 술집들.
얼핏 보기엔 모두 평범한 술집들이지만 간판에는 마치 암호처럼 카드 그림이나 도박을 연상할 수 있는 단어가 섞여 있었다.
포커 게임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 등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홀덤 펍'과 '카지노 바'였다.
광주에서 유명하다는 서구 소재 한 홀덤 펍을 업계 관계자와 함께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성 종업원이 다가와 다짜고짜 게임 참여 여부부터 물었다.
"둘러본 뒤에 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앉을 자리로 안내하며 메뉴판도 없이 음료를 주문받았다.
제공되는 음료는 무료로 무제한 제공됐지만, 매장에 있는 50∼60명의 손님 가운데 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매장 한 가운데 놓인 홀덤 테이블에 10여 명의 사람이 빽빽하게 둘러앉아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술을 마시는 게 목적인 곳은 아니었다.
홀덤 게임에 한 번 참여하려면 참가비 명목으로 1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밤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분위기가 고조되면 고조될수록 참가비는 점점 올라간다고 일행은 귀띔해줬다.
판돈을 걸고 홀덤 게임이 진행되는 '도박'의 시작이었다.
매장에선 손님들의 실명 대신 온라인처럼 드래곤 님, 악어새 님 등 가명(닉네임)으로 불렸다.
게임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현금이나 신용카드, 백화점 상품권 등으로 판돈을 걸고 나면 일정량의 칩이 제공됐다.
다른 참가자들의 칩을 모두 따면 게임에서 이기는 방식이었는데 칩을 모두 잃은 사람은 10만원을 더 내고 다시 칩을 받아 게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대 12명의 참가자가 한 게임에 20만원씩 240만원짜리 판돈이 걸린 도박이 아무렇지 않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은 별다른 대화 없이 딜러가 건넨 카드를 확인하고 베팅을 하는 데에만 열중했다.
칩을 한 번 따는 데 걸린 시간은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도박의 초조함이나 긴장감을 대변하는 듯 칩을 들었다 놨다 하는 '딸그락 딸그락' 하는 소리가 침묵의 공간을 메웠다.
짧은 반바지나 달라붙은 원피스를 입은 앳돼 보이는 여성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카드 게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그렇게 여러 차례 카드가 돌고 돌아 게임을 시작한 지 50여분 만에 칩을 모두 딴 승자가 나왔다.
그의 환한 미소는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나머지 11명과 대조되며 도박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딜러는 게임에서 이긴 사람을 매장 한쪽에 '제한 구역'이라고 쓰여 있는 계단실로 따로 불러냈다.
여기에서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판돈에서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현금과 백화점상품권으로 지급받았다.
'돈 놓고 돈 먹기'가 벌어지는 도박장이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술집의 모습으로 변장해있던 셈이었다.
이 업계 관계자는 "돈을 잃더라도 한 번만 이기면 이익이라는 생각에 도박을 멈추지 못한다"며 "그래서 사행 행위가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놓고 도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열려있는데 (돈 거래 없는) 정상적인 홀덤 펍이 살아남을 수 있었겠냐"며 "이제 광주에서 도박하지 않는 홀덤 펍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