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측 "면허 제때 내주지 않아"…해수청 "절차와 규정 따랐다"

전남 여수∼거문항로에 취항하기로 한 여객선사가 돌연 사업 중단을 통보해 논란이다.

여객선사는 "행정당국이 운항 면허를 제때 내주지 않아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나 해수청은 "절차에 따랐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수∼거문항로 취항 준비 여객선사 "늑장 행정으로 사업 중단"
5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여수∼거문항로 여객 운송사업자로 선정된 그로벌베스트 코리아에스앤씨는 4일 오후 해수청에 공문으로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선사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해수청과 행정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부득이하게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해수청은 당초 3일 면허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여객 운임 단가를 정하면서도 5일이나 시간을 끌면서 문제를 삼는 등 근본적으로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31일 예정된 취항식도 해수청이 사전 협의가 안 됐다며 문제를 제기해 행사를 열 수 없었다"며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30일부터 운항에 들어가야 하지만, 해수청의 늑장 행정으로 손실이 크다"고 밝혔다.

선사 측은 "운항 면허에 앞서 시험 운항도 지난달 31일 마치는 등 면허 발급 조건을 모두 갖췄다"며 "손실 부분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수청은 "절차와 규정을 따랐다"며 선사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해수청 관계자는 "4일 오후 여수시에서 중간 기항지 선석 사용 허가를 받는 등 면허에 필요한 서류가 도착해 이날 오전 운항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었다"며 "절차와 규정을 지켜가며 행정 절차를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면허와 별도로 안정성 검토와 매표 시스템 등록 등 운항 관리 심사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며 "면허와 관련한 법정 처리기간은 13일로 아직 일주일가량 남아 있는데 선사 측이 조급하게 면허를 받으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사 측이 사업을 재개할지 분명치 않아 의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며 "운송 사업을 할 의향이 있다면 행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벌베스트 코리아에스앤씨는 2016년에 중국에서 건조한 326t 규모의 니나(Nina)호를 여수∼거문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440명을 태울 수 있고 최대 속도는 36노트로 여수에서 거문도까지 2시간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취항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운항 면허 등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연기됐다.

여수∼거문항로는 여객선사 1곳이 여객선 1척을 운항하고 있으나 낡은 데다 결항이 잦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해수청은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그로벌베스트 코리아에스앤씨를 신규 운송 사업자로 선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