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도솔산 전투에서 전사한 제주 출신 호국영웅 고 김문성 해병대 중위의 명예도로 표지석이 세워졌다.

제주도는 김 중위의 명예도로 표지석 제막식을 4일 오후 서귀포시 효돈동 주민센터 인근 명예도로 중간지점에서 개최했다.

1930년 서귀포시 신효동에서 태어난 김 중위는 1951년 3월 해병대 소위로 임관, 해병대 제1연대 3대대 9중대 2소대장으로 중동부전선 도솔산 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같은 해 6월 4일 해병대 제1연대는 강원도 양구에 있는 도솔산에서 북한군 최정예 제12사단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도솔산은 중동부 전선의 핵심 요충지로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해병대는 물론 좌우에 인접한 아군이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는 전략상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북한군은 거세게 저항했다.

도솔산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에서 김 중위는 24개 목표 중 가장 험준한 지점에 투입됐다.

북한군은 난공불락의 지형적 이점을 이용해 자동화기로 집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김 중위는 선두에서 소대를 지휘하며 빗발치는 총탄을 무릅쓰고 적의 진지 50m 지점까지 전진했으나 적 진지를 눈앞에 두고 적의 총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했다.

소대장의 전사를 목격한 소대원들은 총돌격을 감행, 미 해병대도 성공하지 못했던 난공불락의 요새인 도솔산 목표지점을 완전히 탈환해 '무적해병'의 신화를 이뤄냈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김 중위를 '6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막식에는 김 중위 유족과 강만희 제주도보훈청장을 비롯해 강충룡 제주도의회 의원, 이창도 효돈동장, 현종진 효돈동 주민자치위원장, 강응봉 전몰군경유족회 제주도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강 청장은 "지난해 지정된 김문성 명예도로에 이어 이번에 표지석이 설치되는 것을 계기로 도민들이 호국영웅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 한국전쟁 호국영웅으로는 고 김문성 중위를 비롯해 4명이 있다.

김 중위를 뺀 나머지 3명을 기리는 표지석은 2017년 설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