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중국이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계획)이 마무리되는 2025년 자국서 팔리는 차량 중 20%는 친환경차가 되도록 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2025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을 3천200만대로 최근 전망한 바 있다. 작년 중국에서 팔린 친환경차가 120만대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안에 친환경차 판매량을 5배로 끌어올린다는 것이어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이 더욱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3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14·5 계획 기간인 2021∼2025년 적용될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순수 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PHEV), 수소전기차 세 가지를 친환경차로 정의하면서 2025년 전체 판매 차량에서 이들 친환경차의 비중이 20%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작년 말 공개한 계획 초안에서 2025년 친환경차 판매 비중 목표를 25%로 제시한 바 있는데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업계의 건의를 수용해 최종 계획 문건에서는 비중이 20%로 소폭 낮아지기는 했다.

아울러 국무원은 다양한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고속 전기차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 등 인프라 건설을 서두르는 가운데 친환경차 핵심 기술 발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특정 지정 구역이나 특정 상업 장소에서 자율주행차가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하고, 자율주행차 발전과 관련이 깊은 스마트 시티 발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공산당이 최근 열린 19기 5중전회(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2035년까지의 장기 경제 발전 청사진까지 내놓은 가운데 국무원도 2035년까지의 자동차 산업 장기 발전 계획을 함께 마련했다. 국무원은 2035년까지의 목표로 ▲ 국제 선진 수준의 신에너지 핵심 기술 개발 ▲ 공공 분야의 전면적 전기차 이용 ▲ 연료전지를 이용한 수소전기차 상업화 실현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수소차 분야 발전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중국의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수소전기차 발전은 한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중국의 여러 도시가 경쟁적으로 핵심 인프라 시설인 수소 충전소를 지으면서 수소전기차 보급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시범 사업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무원은 이번 문건에서 앞으로 수소 연료의 제조·운반 경제성을 높이는 가운데 수소 인프라 시설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기존 주유소를 석유와 천연가스, 수소, 전기를 두루 공급하는 종합 서비스 시설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차량 기술 로드맵 2.0'에서 2035년까지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수소전기차 보급량이 1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이 5중전회를 통해 14·5 계획과 2035년까지의 장기 경제 운용 방안을 결정하고 나서 이 시기 특정 산업 분야의 장기 종합 발전 계획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중국은 여러 산업 분야에 걸친 세부 발전 계획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 극대화와 기술 자립에 초점이 맞춰진 14·5계획 수립을 계기로 중국은 향후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 센터, 5G 네트워크 등 '신형 인프라'로 불리는 첨단 산업 기초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공급과 수요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내수 영역 창출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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