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다 양당 지지층 결집하며 역대 최고 사전투표
우편투표로 개표 지연 전망…플로리다가 최대 관전 포인트
[미 대선 D-1] 10명 중 4명 이미 투표…우편투표함 까야 당락 결정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꼴로 이미 투표를 마쳤다.

미국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사전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사전투표 현황 사이트 '미국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사전투표(조기 현장 투표+우편 투표) 유권자 수는 9천2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조기 현장 투표자는 3천310만 명, 우편 투표 유권자는 5천890만 명이다.

2016년 대선 당시 총투표자가 1억3천65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4년 전 투표자의 3분의 2가량이 한표를 행사한 셈이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에디슨 리서치 등과 조사한 결과, 사전투표자는 10월 31일 기준으로 9천만 명을 넘었다.

이는 전국 등록 유권자의 43%에 달한다.

미국 유권자 10명 중 4명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1명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사전 투표 열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대선 당일 현장 투표 대신에 사전 투표에 나선 것이다.

[미 대선 D-1] 10명 중 4명 이미 투표…우편투표함 까야 당락 결정
이와 함께 민주당의 우편 투표 독려와 흑인과 청년층의 투표 열기도 사전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공화당 지지자들도 사전 투표 열차에 동참하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지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20개 주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공화당 지지자는 30.3%를 기록하며 민주당 지지자(45.8%)를 뒤쫓았다.

특히 플로리다 등 10개 주의 조기 현장 투표에선 공화당 지지자(41.7%)가 민주당 지지자(36.1%)보다 많았다.

사전 투표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대선 개표 과정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바로 우편 투표 때문이다.

올해 대선은 종전과 달리 대선 당일날 밤이나 이튿날 새벽에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표 투표가 현장 투표와 비교해 개표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데다 대선 투표일인 11월 3일 자 소인만 찍혀있으면 투표일 이후에 도착한 우편 투표도 인정해주는 주(州)가 22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 대선 D-1] 10명 중 4명 이미 투표…우편투표함 까야 당락 결정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경합 주 6곳 중 펜실베이니아는 6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까지 도착한 우편 투표를 인정해준다.

주요 격전지인 텍사스(4일 도착분까지 인정), 아이오와(9일), 미네소타(10일), 네바다(10일), 오하이오(13일)도 대선 이후 도착한 우편 투표를 개표에 포함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승패를 가리는데 열흘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경합 주에서 엎치락뒤치락 박빙 승부가 전개된다면 우편 투표함을 다 까봐야만 백악관 주인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핵심 경합 주 6곳 가운데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가 대선의 승패를 점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들 3개 주는 이미 우편 봉투를 개봉해 서명 날인 여부를 확인하는 등 우편 투표 개표 준비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미 대선 D-1] 10명 중 4명 이미 투표…우편투표함 까야 당락 결정
미국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플로리다 선거관리기구는 유권자에게 발송한 우편투표 용지의 74.5%를 회수했고, 애리조나는 68.1%, 노스캐롤라이나는 62.5%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따라서 우편 투표 결과가 조기에 합산되는 이들 3개 주를 누가 리드하느냐를 보면 백악관 주인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다.

무엇보다 대선 당일 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주가 될 전망이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플로리다에서 1.2%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는 오차범위 내 리드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보면 사실상 동률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플로리다에서 패배하면 승부의 축은 바이든 후보로 확 기울어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면 다른 경합 주 결과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피 말리는 승부가 전개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