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노선에 여성친화 이미지 갖춰"…본인들은 "무조건 대권"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필승카드'를 찾고 있는 야권의 시선이 갈수록 유승민·안철수 전 의원에게 모아지고 있다.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대선 전초전' 격인 내년 재보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징발론' 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영입론'은 일차적으로 이들의 중도·개혁보수 노선이 서울시민들의 정치적 감수성과 공명할 수 있다는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큰 판'에 도전했던 경험, 그러면서 확보한 전국적 인지도와 고정 지지층도 유 전 의원과 안 대표가 가진 자산으로 꼽힌다.

또 민주당 소속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추문으로 생긴 빈자리를 메운다는 선거 구도, 안 대표의 경우 박 전 시장에게 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던 사연도 주목도를 높이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은 '딸 바보', 안 대표는 '애처가' 등 여성 친화적 이미지도 겸비한 카드여서 '미투 선거'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권행 '직행열차'를 타려는 유 전 의원과 안 대표 입장에서 임기 1년짜리 서울시장 선거 출마는 '체급'을 낮추라는 요구이자 사실상 차기 대선 불출마라는 독배를 들라는 명령과 마찬가지다.

유 전 의원은 재보선 출마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당내 인사는 "유 전 의원이 위기의 순간에 등판할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자신을 앞세운 정권교체를 역설하며 '서울시장 등판론'을 차단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출마 생각이 없다고 여러 번 말했다.

서울시장은 절대 안 나간다"고 못을 박았다.

이처럼 유 전 의원과 안 대표의 주파수는 여전히 2022년 대선에 맞춰져 있지만, 인물난 속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다가올수록 이들의 '항로 변경' 여부에 대한 관심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전망이다.

유 전 의원은 오는 15일께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한 자신의 사무실 개소식을 준비 중이다.

이어 25일 당내 초선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26일 대선후보 플랫폼을 자처한 '마포포럼' 등에 잇달아 출격한다.

안 대표의 보폭도 이에 못지 않다.

오는 6일 당내 초선 모임인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하고, 12일 마포포럼 연단에 선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 이기지 않고 대권을 논할 수 없다는 점을 안 대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