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 목적 공간 없어 공동캠퍼스 입주 어려워"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도 '물 건너가'…줄줄이 차질 우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융합의과학원 세종시 입주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KAIST 측이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 건물이 연구 목적에 맞게 설계되지 않았다며 입주 거부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29일 KAIST 세종융합의과학원 설립추진단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KAIST 융합의과학원을 입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AIST는 세종시 집현리(4-2 생활권) 공동캠퍼스에 2022년까지 융합의과학원을 개교하기로 하고, 지난해 2월부터 추진 자문단을 꾸려 운영해 왔다.

추진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들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며 "지금 있는 의과학 대학원을 옮겨서 가려면 그에 상응할 만한 조건이 따라야 하는데 현재 설계된 캠퍼스 형태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연구를 위해서는 동물 실험동이 있어야 하고, 바이오·생명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실험 장비들을 갖출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세종 공동캠퍼스는 일반 강의실 형태로, 연구 목적의 융합의과학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2015년 6월 KAIST와 융합의과학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하고 입주를 추진해왔다.

전문 임상 경험과 연구 능력을 겸비한 우수한 의사 과학자와 융합 의과학 연구 능력을 갖춘 의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교수 50여 명과 학생 500여 명 규모의 대학원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이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도 2018년 KAIST와 입주 관련 합의 각서(MOA)를 체결하고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금은 말씀 드릴 단계가 아니여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도 공동캠퍼스 내 입주가 추진돼 왔지만, 음악원 측이 투자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무산되는 등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 유수 교육기관 유치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