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2∼69세 독감백신 무료접종 개시 후 반나절 만에 26만명
불안 속 지속하는 독감백신 접종…현장선 "맞겠다는 사람 줄어"
정부가 독감(인플루엔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며 접종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현장에서는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어르신들은 정부의 발표를 믿고 독감 백신을 접종했으나 동네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 소속 의료진들은 적지 않은 환자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고 봤다.

26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와 마포구, 성동구 일대 내과와 소아·청소년과의원 소속 의사들은 평소보다 독감 백신을 맞으러 오는 인원이 크게 줄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부터 만 62∼69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됐으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접종자 수는 예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마포구 한 내과의원 의사는 "독감 백신과 관련한 부작용이 보도된 후 접종하겠다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며 "보도가 나오기 전보다 10분의 1로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의사는 "정부는 일단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하지만 환자들이 맞기 싫다는 데 강제로 맞으라고 권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용산구 내과의원 관계자 역시 "평소보다 독감 백신을 맞으러 오는 인원은 적다"며 "대신 어떤 백신이 안전한지 묻는 전화 문의가 많아지는 바람에 더 바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불안 속 지속하는 독감백신 접종…현장선 "맞겠다는 사람 줄어"
소아·청소년과의원도 상황은 유사하다.

성동구 소재 소아청소년과 관계자는 "어떤 회사의 약(백신)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늘고, 와서 맞으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은 줄었다"며 "다만 어린아이들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 한창 맞을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와 달리 이날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어르신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날 하루만 보면 오후 1시까지 독감 백신 접종 건수는 26만3천240건으로, 이 가운데 만 62∼69세 무료접종 건수가 26만1천786건에 달했다.

올해 독감백신 예방접종 전체를 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총 1천468만건이 시행됐고, 이 중 968만건이 국가에서 시행한 무료 예방접종이었다.

접종률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 중 1회 접종 대상이 70.8%로 가장 높고 이어 만 70세 이상 68.8%, 만 13∼18세 청소년 50.8%, 임신부 35.6% 등으로 나타났다.

이날부터 무료 접종이 시작된 만 62∼29세의 접종률은 10.6%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