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진 대구 중구 인교동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고택은 이날 인기척 없이 굳게 문이 잠겨져 있었다.
고택 담벼락에 새겨진 이 회장의 생가를 알리는 글과 관할구청이 세워둔 안내판만이 집의 숨은 역사를 알려줬다.
업무차 주변을 지나다 잠시 고택을 살펴본 한 시민은 "별세 소식을 뉴스로 들었다"며 "좋은 분이셔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인교동 고택 인근 삼성의 첫 시작인 삼성상회 터와 제일모직이 있던 삼성 창조캠퍼스 삼성상회 기념관에도 이 회장을 기리는 특별한 글귀나 분위기를 찾기는 어려웠다.
수성구에 있는 삼성라이온즈파크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곳은 프로야구단 삼성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대구에 몇 남지 않은 삼성을 대표하는 장소다.
라이온즈 파크는 이날 경기가 없어 일부 구단 관계자들만 드나들었다.
이 회장 관련 추모 움직임 등을 묻자 구장관계자는 "아직 추모 현수막이나 관련 행사는 준비된 게 없다"고 말했다.
삼성 측도 앞서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외부 조문·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50년간 기업을 운영한 80대 한 사업가는 "이 회장은 대구의 자랑인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분이다.
아직 할 일이 더 남으셨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떠나 안타깝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