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강원경찰청장 "상반된 주장 등으로 수사 어려워"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가 발생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사고 책임을 두고 춘천시와 수초섬 관리 업체 간 상반된 주장 등으로 인해 수사 진행이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김규현 강원지방경찰청장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춘천시와 수초섬 업체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고, 양측 현장 책임자가 사고로 숨져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과 국과수 감정 결과 등 객관적 증거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국과수 감정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고인 만큼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사고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의암호 사고의 본질이 의로운 죽음'이라는 취지의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에서 많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아는데 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 시민들이 보기에는 답답하다"고 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생존자가 두 분이 계시기 때문에 진실을 파악하는 데 매우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춘천시와 업체 간 서로 주장이 다르다는데 냉철하게 판단해서 수사를 단시간에 종결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는 지난 8월 6일 오전 11시 34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인공 수초섬을 묶는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면서 배에 타고 있던 7명이 실종돼 1명이 구조되고 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1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시청 공무원과 수초섬 관리 업체 관계자 10여 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인공 수초섬 사업주인 춘천시와 수초섬 관리 업체, 안전관리책임자인 시 교통환경국장과 업체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찰에 넘겼다.

고용노동부는 시와 업체가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