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격동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각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주력해야 한다. 권력은 소비자의 손끝에서 나온다. 소비자 권력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최재붕 성균관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는 22일 '2020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4차산업혁명과 팬데믹 쇼크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자리에서 최재붕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이 갖는 새로운 문명 체계에서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팬덤을 잡아야 한다"며 "이를 잡는 자가 생존의 기회는 물론 미래에 지속될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Z세대가 변화의 중심으로…사람의 마음 잡는 기술 배워야"

먼저 최재붕 교수는 "현재 경제 체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이 팬덤을 만들고, 팬덤이 경제 구조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BTS(방탄소년단)의 성공을 꼽았다. 3대 소속사가 아닌 중소형 기획사에서 시작한 이들이 엄청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시스템의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자본과 방송의 영향력이 권력을 만들며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으로 부각됐다면, 이제는 팬덤과 SNS이 권력과 성공을 만드는 기반이 됐다는 것.

최재붕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1경원이 넘는 자본이 애플과 아마존, MS,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7대 IT기업으로 몰린 것도 세계 경제 흐름의 변화를 증명하는 사례로 꼽았다. 올해 초 6900조 규모를 기록한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 합은 코로나 이후 8개월 만에 1경378조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최재붕 교수는 "이들 기업이 어떠한 위험에도 지속해서 자본을 키우고 있는 것은 인류의 소비 흐름이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표준을 인정하고 우리가 이들을 배워야 한다. 세계 소비 문명과 시대 흐름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에서 이들을 따라가지 않으면 파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스마트폰,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가 변화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시대의 흐름과 산업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로 대두된 소비자 권력 시대에서 방송, 금융, 정치, 자본 권력이 모두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재붕 교수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험과 실력, 진정성, 세심한 소통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붕 교수는 최근 소비자 마음을 기반으로 글로벌 규모의 팬덤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키운 기업으로 테슬라, 애플, 아마존, 틱톡, 넷플릭스를 짚었다.

그는 "한국에서 광고 한번 하지 않는 테슬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그룹이 되었고, 기술에서 아무리 좋은 핸드폰이 나와도 아이폰은 엄청난 소비층을 소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제조업 관련 기술은 물론 사람의 마음을 사는 기술까지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재붕 교수는 "모든 사업을 구상할 때 휴머니티를 근간에 깔아야 하는 시대"라며 "사람에 대한 배려와 감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키운다면 우리도 이들처럼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2020 한경 디지털 ABCD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진화하는 디지털 세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국내 산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블록체인, 글로벌 주식, 문화콘텐츠, 기업문화, 바이오 등 분야에서 코로나 시대 마주한 디지털 격변기 헤쳐 나가야 할지 대응 방안에 대해 전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