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정치하면서 상대 약점 이용한 적 없어"…선거 개입 부인(종합)

野 "재판 준비로 시정 등한시"…"증거도 없이 잘못 기소" 반박
與 격려성 질의로 지원…송 시장 "시장자리 훔쳤다는 틀로 지지못받아"

청와대 하명 수사와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은 "정치하면서 남의 약점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송 시장은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울산시에 대한 국감에서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공소장 내용을 보면 송 시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 과정을 선거에 활용했다"라면서 "지방선거가 있었던 2018년 3월 중순부터 기자회견, 문자메시지, 성명서 등을 통해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공론화했다"고 언급했다.

최 의원은 이어 "선거 직전까지 김 전 시장 친인척 구속 등을 알렸고, 그 결과 지지율이 크게 밀렸던 송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역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30년 가까이 정치하면서 남의 약점을 이용하는 선거운동 방식이나 경쟁 구도를 아주 싫어한다"라면서 "최 의원이 열거한 내용은 모두 당의 성명서나 선거캠프 홍보물로 나간 것이지, 내가 직접 약점을 이용한 적은 없고 그런 방식은 내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시장은 최 의원이 다음 질문을 하려는 데도 답변을 계속 이어갈 정도로 발언에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선거캠프 참모들이 '상대를 너무 공격하지 않으면 토론이 어렵게 된다'고 호소해, 토론할 때 '내가 시장이 되면 시청이 압수수색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도의 언급을 딱 한 번 했다"라면서 "직접 상대방 비난 성명을 낸 적이 없고, 유세 과정에서도 (비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공소장에 적시된 구체적인 혐의를 소개하면서 송 시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송 시장이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서 만나자는 제의를 받은 점, 측근 인사가 '김기현 비위를 줘보라'고 권유한 점, 황 청장을 만나서 '김기현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달라'고 청탁한 점 등이 공소장에 나온다"라면서 "이런 비리를 저지르고 수사를 받으니, 재판을 준비하느라 시정을 등한시하고 결국 지지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송 시장은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을 앞두고 있어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면서 "제대로 증거도 없는 상태로 결단코 없는 사실들을 근거로 잘못 기소됐다"고 단호히 말했다.

반대로 여당 의원은 송 시장을 격려하는 질문을 던져 힘을 실어줬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울산시청 압수수색 하는 날이 당시 김기현 시장 후보 공천일과 같은데,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 영장 청구와 발부를 예상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면서 "시장으로서 좀 더 소통하고 미래를 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혀달라"고 시간을 줬다.

송 시장은 "70쪽에 이르는 방대한 공소장에서 제가 했다는 혐의가 3개인데, 모두 상상도 못 한 억울한 일이다"라면서 "제가 시민 호응을 얻지 못해 지지율이 낮은 것도 취임 초기부터 마치 '시장을 훔친 사람'이라는 틀이 형성됐고, 이 틀이 제가 일하는 것에 비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계기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