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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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무임승차는 안된다는 노골적 표현을 동원하며 동맹국에 국방분야 투자를 촉구했다. 한국을 특정해서 한 발언은 아니지만 동맹의 실질적 기여를 강도 높게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화상 행사에서 '강대국 경쟁 시대에 미국 동맹과 파트너십 강화'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집단안보에 더욱 기여할 것을 촉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는 나토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동맹이 국방에 더 투자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최소한의 기준치로 제시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문제가 있을 때 그들(동맹)이 배치에 준비되고 (그럴) 능력이 있고 의향이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중국의 나쁜 행동과 러시아의 공격성 대응에 있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1세기에 점점 복잡해지는 위협을 극복하고 우리의 공동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공동 안보에 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줄곧 나토와 동맹의 기여 강화를 압박해왔으나 '무임승차' 같은 강도 높은 표현을 자주 쓰지는 않았다.

그는 작년 10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을 때 싱크탱크 연설에서 "우리의 공동 안보에 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다"면서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한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4일 서욱 국방장관과의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도 한국이 집단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길 촉구한다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

'문제가 있을 때 동맹이 배치에 준비되고 의향이 있기를 기대한다'는 발언도 눈에 띈다.

구체적인 표현을 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국 견제 전략에 대한 동맹의 실질적 기여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중국 및 러시아를 주요 경쟁국으로 꼽으면서 "동시에 우리는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로부터의 진행 중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다음 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인도를 방문, 세 번째 '2+2'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일본, 호주와 구성한 비공식 4자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