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일선 지방검찰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권 인사 10여 명의 이름이 담긴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공개했다. 범여권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접대했다고 주장한 검사 세 명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해 맞불을 놨다.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은 “동명이인”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다.

野 “옵티머스, 靑·민주당 인사 연루”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등 수도권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각기 다른 이유로 라임·옵티머스 펀드 관련 수사를 놓고 검찰을 질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와 민주당 관계자 이름이 여럿 나온다”며 ‘김영호 김경협 김진표 김수현 박수현 이호철, 진영’ 등 이름이 담긴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을 공개했다.

유 의원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동명이인인지 확인했느냐”고 물었고, 이 지검장은 “특정 수사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은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NH투자증권 측은 “김진표, 박수현은 동명이인의 일반 고객”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옵티머스의 정계·법조계 로비창구로 알려진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에 대해 검찰이 3개월간 소환조사하지 않은 사실도 꼬집었다.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구속)의 부인으로 옵티머스 대주주였던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참고인 조사만 한 것도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은 “로비에 관련한 의혹은 차고 넘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 때 사기 피의자의 옥중 편지를 가지고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했고, 지금 또 옥중 편지를 언론에 흘리자 법무부가 화답하고 있다”며 “옥중 편지가 수사 기법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추 장관이) 일 잘하는 검사들을 지방으로 전부 좌천시켰다”며 “지금 (수사팀에) 온 무능한 분들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출석한 검사장들에 대한) 인격모독적인 언사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與 “라임 사태, 야권 부실 수사”

여당 및 범여권 법사위 위원들은 라임 펀드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의 박순철 지검장에게 질의를 쏟아냈다. 김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자필 편지를 거론하며 ‘야당 정치인의 금품수수 및 검사 접대 의혹’을 검찰이 고의로 뭉갠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왜 여권 인사들은 얘기하고, 야권이나 검사들에 대해선 나왔던 것을 보고도 안 하고 수사도 제대로 안 했느냐. 이것은 자기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김봉현이 룸살롱에서 접대했다는 사람들은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현 수사팀에 있는 이성범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라며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해당 전·현직 검사들은 즉각 반박했다. 윤 전 대구고검장은 “김 의원이 말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문을 내놨다. 당시 라임 수사를 지휘했던 송 전 남부지검장도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

안효주/이인혁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