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관조직 범죄 급증…서아프리카서 지난해 4천800명 숨져
아프리카서 미군 철수까지 고려…'사실상 IS 방치' 비판 제기
트럼프 'IS 격퇴' 자화자찬하는데…아프리카서 부활 움직임
지난해 3월 시리아 내 마지막 영토를 잃으며 패망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눈에 띄게 키우고 있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IS 격퇴를 핵심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가 아프리카 주둔 미군의 철수도 고려하고 있어 사실상 IS의 부활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2년간 아프리카 전역에선 IS 연관 단체들의 습격이 급증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8월 5일에는 IS 국기를 든 무장단체가 모잠비크 북부 도시인 모심보아다프라이아를 습격해 1주일여만에 정부군을 몰아내고 도시 전체를 점령했다.

이들은 이곳을 새로운 이슬람 통치지역으로 선포했다.

며칠 후에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가 니제르의 유명 기린 서식지에 침범해 구호작업에 참여하던 프랑스인 6명을 포함한 8명을 총으로 사살했다.

WP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의 칼리프국(칼리프가 지배하는 신정일치 국가)이 몰락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부활을 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때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 자체 국가창설마저 선포할 정도로 세력을 키웠던 IS는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에 밀려 차츰 힘을 잃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마지막 저항 거점이던 시리아 바구즈가 함락되면서 몰락했다.

트럼프 'IS 격퇴' 자화자찬하는데…아프리카서 부활 움직임
하지만 이후 아프리카를 비롯한 곳곳에서 IS 잔당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무력분쟁ㆍ테러 자료를 분석하는 다국적 단체 ACLED에 따르면, 특히 서아프리카에선 이슬람 무장조직이 연루된 폭력 사건으로 지난해에만 4천825명이 사망했다.

올해 이 지역에선 10월 기준으로 사상자가 벌써 5천365명에 이르렀다.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부설 테러연구소(CTC)가 펴내는 월간 전문지 '센티넬'의 지난 8월호에는, 지난해 IS가 시리아 내 마지막 영토를 상실한 이후 18개월간 아프리카에서 IS 연관 조직들의 회원 수, 영토, 화력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런 상황은 대선 정국에서 'IS 격퇴'를 주요 성과로 부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하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정부가 IS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을 유세장마다 '단골'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IS 수괴' 아부 알바그다디(48세 추정)가 미군의 기습공격 과정에서 자폭하자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지 부시 전 정부 당시 중앙정보국(CIA) 작전부국장으로 근무한 로버트 리처는 "IS는 몰락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칼리프국을 파괴한 건 맞지만, 이들은 여러 곳에서 다시 출현하고 있고 이에 맞서는 국제적 동맹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현재 미 국방부는 아프리카 주둔 미군의 철수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어 IS 부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아프리카 현지 정부에 군사, 정보 지원을 제공하는 미군이 사라지면 IS 세력이 더욱 활개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