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팩트체크]"기술이전 임박" 발표한 압타바이오 ...급락한 이유는?
기술이전 계약이 임박했다고 밝힌 압타바이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회사 측이 지난 2~3주 동안 투자설명회(NDR)를 통해 기술이전 계약 내용을 미리 알리면서 19일엔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11시 현재 압타바이오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9.51% 하락한 3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장 초반부터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장 시작전 글로벌 제약사와 ‘EA(evaluation agreement)’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EA는 기술수출 전에 진행되는 계약 형태다. 회사의 치료물질과 상대사의 약물 호환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이 본격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압타머를 이용한 신약을 만들고 있다. 압타머는 체내 단백질과 결합하는 핵산 물질이다. 항체는 크기가 크고 세포막에 있는 항원만 인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압타머는 크기가 작고 어떤 단백질과도 결합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기술이전 계약을 진행 중인 물질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PX-NEW'다. 글로벌 3대 제약사 중 한 곳과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APX-NEW는 암세포 주변 종양미세환경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를 억제하는 약물로 'NOX' 저해제로 분류된다. 암연관섬유아세포는 NOX란 물질로 인해 생겨난다. 혈당이 높아지면 특정 장기 조직에 NOX가 대량 분비되면서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NOX란 당뇨병성 신증, 황반변성,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 당뇨합병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효소다. 암연관섬유아세포는 암의 전이와 성장을 촉진한다.

면역항암제 호환성 검증을 마치고 나면 사전 합의된 절차에 따라 기술이전이 진행된다. 이 회사는 삼진제약에 2016년 혈액암 치료제 '압타-16'을, 지난해 황반변성 치료제를 기술이전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호프바이오사이언스에도 2016년 췌장암 치료제 '압타-12'를 기술이전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급락했다. 회사 측이 계약 내용을 IR 등을 통해 2~3주 전부터 적극 알렸기 때문이다. 2만원 대였던 회사 주가도 지난 16일 3만8800원까지 올랐었다.

한 바이오 전문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이날 발표된 내용에 새로운 게 없기 때문에 재료가 다 소진됐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