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마스크 제조 '기지개' vs 섬유·기계 등 전통산업 '고전'
코로나19 경영난 속 대구 성서산업단지 양극화 조짐
최근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신입사원 9명을 뽑는다는 소식에 20명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다수 업종이 전례 없는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10명 가까운 직원을 채용한 것이 산업단지 안에서 화제가 됐다.

성서산단 관리공단 관계자는 18일 "산단에 입주한 3천40개 업체 가운데 그나마 사정이 나은 자동차 부품업체라서 가능했다"고 풀이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화두 속에 전기자동차가 주목받는 데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가용 차량 수요가 늘면서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스크 제조업체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올해 2분기 산업단지에 새로 입주한 37개 업체 중 절반가량이 마스크 제조업체다.

코로나19 이전 산업단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던 마스크 제조업체가 지금은 50곳가량 된다.

대부분 업체당 직원 5명 안팎 소규모인데 앞으로 협동조합을 꾸려 공동으로 생산, 판매에 나설 계획을 세우는 등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장 설립 절차가 끝나지 않은 업체도 상당수로 아직 이렇다 할 매출 실적은 없지만 내년부터 내수와 수출 등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부품업과 마스크 제조업을 뺀 대부분 업종은 불황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성서산단 입주업체 평균 가동률은 60.1%로 1분기(66.13%)보다 6.03%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서는 9.37%나 떨어졌다.

섬유(-16.25%)가 계절적 요인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수요 급감으로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운송장비(-9.49%)도 국내외 완성업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밖에 1차 금속(-7.33%), 석유화학(-6.97%), 음식료품(-6.22%), 조립금속(-3.82%), 비금속(-3.09%), 전기전자(-0.87%), 목재종이(-0.36%) 등 대부분 업종에서 가동률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입주업체 총생산액이 1분기보다 1천596억원 줄어든 3조6천38억에 머문 가운데 내수 927억원(-3.20%), 수출 669억원(-7.43%) 감소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1분기까지 5만명이 넘던 근로자 숫자는 1천124명 줄면서 4만명대(4만9천483명)로 떨어졌다.

성서산단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문 닫은 업체는 30곳에 이른다.

산단 관리공단 관계자는 "근근이 버티는 일부 업종과 내수 및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 업종으로 양극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입주업체 70%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불황 장기화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