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 심해져
"모두가 중국이 원조" 비뚤어진 사대주의
"한국 콘텐츠에 영향력 과시하려" 우려도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팝, '킹덤' 속 한복까지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전까진 한국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해 문제가 됐다면, 최근엔 '한국문화 자체가 중국문화'라는 프레임이 새롭게 짜여진 모양새다. 특히 조선족을 "중국의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칭하면서 한국의 전통 문화까지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 CCTV 대하 사극 '압록강을 건너'

중국은 한국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른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한국의 침략에 맞서 조선(북한)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중국의 이런 인식이 반영된 드라마가 최근 제작이 확정됐다. 중국의 국영방송인 CCTV 제작 대하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는 총 40부작으로 기획됐다. 드라마는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정당성과 중화민족주의를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자인 쉐지진 PD는 "인민지원군이 어떠한 마음으로 결전에 임했는지 널리 알리고 악랄한 한국군의 침공에도 용감히 투쟁해 고지를 수호한 상감령 전투(저격능선전투)의 위업이 드라마의 절정을 장식할 것"이라고 전했다.
#2. 한푸 복원 운동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이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아마존에서는 '킹덤 모자'라며 '갓'이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NCT127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아이돌 역시 한복을 모티브로 한 무대 의상을 선보이면서 더욱 한복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전통 복식이 집중 조명을 받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그동안 금기시 됐던 '한푸'를 복원하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3. 중국의 동북공정은 ing

중국은 연변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자신의 소수민족으로 보고있다. 문제는 조선족의 문화를 중국 문화로 보고 있는 것. 2016년엔 윤동주 시인까지 '조선족'이라고 소개하며 '중국 국적'이라고 중국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에 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바이두는 하루 이용자가 20억 명이 넘는 중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다.

중국에서 '쇼미더머니'를 무단 도용한 '랩 오브 차이나'엔 자신을 "중국의 조선족"이라고 소개한 참여자가 "아리아리랑, 장백산 밑에 하얀 옷을 입는 활발한 소년이 있다"며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칭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방영하기도 했다.

도용하고, 베끼고…"K콘텐츠 인기 얻을수록 심해져"
중국이 한국 콘텐츠를 무단 도용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의 것이라 우긴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반복되는 중국의 도발 행동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힘들다는 것.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는 문화콘텐츠산업의 지식재산권을 제조업 대비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1.5배, 고용 창출효과는 2.2배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침해로 한류 콘텐츠가 최소 해외 매출 10%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침해 사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예능프로그램 18편에 대해 20차례 무단도용 등 권리침해가 발생했다. 이중 19건이 중국 방송국에 의해 이뤄졌다. 중국이 2016년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콘텐츠 수입과 교류를 막았지만,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무단 도용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영토 분쟁, 홍콩 시위 등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아이돌들의 발언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K-콘텐츠'의 영향력을 중국이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