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건강타운·어린이집 등 대부분 정상화
"이제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습니다.

"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처된 12일 광주 남구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선 공과 공이 부딪히는 '딱!'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되면서 문을 굳게 닫았던 노인건강타운이 거리 두기가 하향되자 8개월 만에 야외 체육시설을 개방하면서다.

높고 푸른 완연한 가을 하늘 아래 가벼운 체육복 차림으로 게이트볼장에 나온 60∼70대 게이트볼 동호회원 7명은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스틱을 휘둘렀다.

동호회원인 김영자(65) 씨는 "게이트볼 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지난 8개월 동안 운동을 하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며 "거리 두기가 풀리자마자 회원들과 뭉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만에 운동하는 것이어서 굳은 몸이 잘 풀리진 않았지만, 기분 만큼은 날아갈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코로나19가 잠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재개장 첫날인 탓에 크게 붐비지 않았지만, 조경수와 잔디가 어우러진 노인건강타운 산책로 등에는 삼삼오오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다만 노인건강타운을 비롯해 노인복지관 등 실내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들은 거리두기 하향 조치에도 곧바로 문을 열진 못했다.

방역당국의 세부 운영 지침 등이 나오지 않은 데다 시설 방역과 프로그램 준비 등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까닭이다.

맞벌이 부부 등 부득이한 가정을 위한 긴급 보육을 하던 어린이집도 이날부터 정상 등원을 시작했다.

광주 북구의 한 직장어린이집은 이날 재원생의 90%가량이 등원했고, 보육 프로그램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아이들은 서로 껴안거나 손을 맞잡으며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자유로워진 야외 활동에 신나는 듯 어린이집과 외부 놀이터를 뛰어다녔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이들이 다시 원에 나와 활기차게 뛰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괜히 뭉클해진다"며 "거리 두기는 완화됐지만 계속 방역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초·중학교는 같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학생이 몰리지 않도록 '시차 등교', '오전·오후 등교', '학년별 홀짝제', '격일 등교'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 등교수업을 받는 학생을 늘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에서 2.5단계로 상·하향을 반복하면서 온라인 수업이나 시차 등교 등을 이미 시행했던 곳이 많아 큰 혼란 없이 차분한 등교가 이뤄졌다.

반면 8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나온 남구는 거리 두기 완화에도 생활 방역을 강화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가 다녀간 사무실과 식당 등은 확진 판정 직후 방역 소독을 했고,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재빠르게 움직였다.

확진자의 거주지와 사무실이 있는 각 동사무소 관계자들은 방역 인원을 늘려 확진자의 동선 이외에도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 등을 소독하는 등 생활 방역을 강화했다.

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진정세가 계속될 수 있도록 확진자 동선을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지역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