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참 즐겁지 않니?” “아뇨. 대체 왜 즐겁죠?” “혹시 컴퓨터 게임은 즐겁니?” “당연하죠.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질문은 똑같다. 단어만 바꿨을 뿐이다. 학습이 즐겁냐고 물을 땐 마치 외계인을 바라보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게임이 즐겁냐고 물으면 얼굴이 환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완전히 다른 답변을 만들까.

《학습이란 무엇인가》(W미디어)의 저자 김규민 씨는 “우리 시대의 많은 학습자, 특히 중고등 학생들은 힘들고 귀찮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재미없는 공부를 하며 참고 버티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요인을 학습에서도 기대하고 있다”며 “학습의 본질은 자신의 세계가 변화하는 경험, 즉 앎과 삶이 하나가 되어 스스로의 삶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중학생 시절 농구선수를 꿈꾸다 키가 작아서 포기하고 오랫동안 방황했다. 고등학생 1학년 때 TV에서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보고 의사로 방향을 틀었다. 그 후 서울대 의대에 전액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자신이 처음부터 공부 잘하던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세밀하게 공부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갓난아기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 입에 넣어보며 학습하는 모습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가 본디 타고나는 ‘순수한 학습의 욕구’”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아는 세계가 보다 더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 곧 학습의 가장 본질적인 동기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회 구조와 가정, 학습 현장에서 학습을 즐거워하는 본능을 밀쳐내고 학벌과 돈, 직업만을 위한 학습으로 바꿔버린다고 지적한다.

스스로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가지 공부 꿀팁을 알려 준다. 국어, 영어, 수학의 공부 방법과 시험시간 관리부터 슬럼프가 찾아올 때의 대처 등 구체적 내용을 안내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