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유혈사태로는 해결 못해…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전쟁"

이란 대통령 "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지역 전쟁' 비화 우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교전에 대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역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갈등은 즉시 중단돼야 하며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 달 27일부터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교전 중이며, 이란 북부는 이 두 나라와 접해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갈등과 유혈사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 전쟁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시리아나 다른 지역에서 테러 조직원을 이란 국경 인근(나고르노-카라바흐)으로 보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최우선 과제는 우리 도시와 마을의 안전"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는 터키가 시리아 용병을 나고르노-카라바흐에 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해왔다.

아르메니아와 러시아·프랑스는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 용병을 파견했다고 비판했으나, 터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도울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지원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구성국이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전쟁 결과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남았으며,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란 대통령 "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지역 전쟁' 비화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