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베트남 법인은 전날 다낭에 R&D센터를 세우고 전장 분야 연구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다낭시 투자진흥청(IPA)와 체결했다.
이미 베트남 하노이에 VS 관련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LG전자가 베트남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배경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 분야의 R&D 확대 기조와 맞물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잡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VS사업본부의 제품·기술 R&D 등에 총 6293억원을 투입했다. 올해에도 600억원 이상을 쏟을 계획이다.
VS사업본부는 2015년 1조8300억원에서 지난해 5조4650억원으로 연평균 1조원씩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영업손실은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업체가 부진을 겪으며 VS사업본부도 타격을 입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적자는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과거 낮은 가격으로 수주했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내년부터 저가 수주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부품 등 고부가 물량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고, 인포테인먼트시스템도 GM과 벤츠 등으로 고객사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VS사업부문을 자동차 전장사업에 집중시키며 수익성 개선을 모색 중이다. LG전자는 최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배터리팩 생산라인을 분리하고, 오는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해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S사업본부는 최근 전기차 부품의 주문급증 추세를 고려하면 수주잔고가 60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4분기 이후 과거 저가 수주된 전장부품의 매출인식이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부터 전장부품 부문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가 베트남에 R&D 센터를 새롭게 건립하면서 LG전자가 베트남을 새로운 전략 기지로 키우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2014년 베트남 하이퐁시에 'LG 하이퐁 캠퍼스'를 준공하고 이곳을 생활가전,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폰 생산을 총망라하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에 두 번째 R&D 센터를 지은 건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LG전자는 국내에 서초 양재 가산 인천 창원 마곡 등 5곳에 R&D 센터를 운영 중에 있으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해외에도 R&D 조직을 두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