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7일 1.80% 오른 9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2018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23일 저점(4만1850원)을 찍은 뒤 이날까지 129.63%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저점(3월 19일 1457.64)부터 이날까지 63.75% 올랐는데 LG전자 상승률은 이 값의 두배가 넘는다.
LG전자가 오르는데는 올 하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8499억원, 4637억원이다. 두 실적 모두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된 2010년 이래 최대치(매년 같은 기간 대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콕 문화가 확산됐고, 위축됐던 가전 소비가 회복된 게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생활가전(H&A)과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매출 비중이 합계 57.4%(올해 반기보고서 기준)로 절반이 넘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가전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위생가전 매출은 작년의 3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연속 적자를 보던 VS사업부의 실적 반등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LG전자 VS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620억원을 기록, 2016년 1분기부터 최근까지 연속 적자였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 사업부가 흑자 전환하면서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VS사업부의 수주잔고가 6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하면 주가 상승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등 미래산업과도 접점이 크기 때문에 LG전자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