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꼬치 1개 시키면 7천원 남는다" 공략법 사이트도 등장
참가업체는 예약 수수료 부담 떠안아…영세업체 배제되기도
'예약 1명당 1만원 지급'…일본 외식장려책 체리피커에 수난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시작한 외식 장려 정책이 허술한 설계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로 인해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음식점을 예약한 이용자에게 1인당 한 번에 최대 1천엔(약 1만1천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부여하는 '고투 이트'(Go To Eat) 포인트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베로그(食べログ)나 구루나비(ぐるなび)와 같은 음식점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고투 이트 참가 식당을 예약하면 예약자 수에 따라 1인당 점심 500엔, 저녁 1천엔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렇게 획득한 포인트는 고투 이트에 참가하는 업체에서 식사 비용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다.

식비의 일부를 음식점에서 쓸 수 있는 현금성 포인트로 돌려줘 소비를 진작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포인트를 받기 위한 최소 소비 금액이 설정돼 있지 않고 소비액과 상관없이 예약자 수에 따라 포인트를 준다는 것이 허점이다.

저녁 식사를 예약하고 식당에서 1천원 이하의 메뉴를 주문하면 차액을 고스란히 현금성 포인트로 모을 수 있게 된다.

'예약 1명당 1만원 지급'…일본 외식장려책 체리피커에 수난
예를 들어 닭 꼬치구이 2개 한 세트를 298엔(세금 포함 시 327엔) 균일가에 제공하는 체인점 '도리키조쿠'(鳥貴族)에서 저녁을 예약하고 1세트만 주문하면 673엔(1천엔-327엔, 약 7천400원)의 차액을 챙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도리키조쿠 매장 여러 곳을 돌며 음식을 한 세트씩만 주문하면 상당한 액수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했고 트위터에서는 '도리키조쿠 마라톤'이라는 용어가 회자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도리키조쿠에서 음식을 1개만 시키면 1천엔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도리키조쿠 마라톤, 도리키 연금술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비자는 정부, 예약 사이트, 가게가 결정한 규칙에 따라 '폭익'(暴益)을 추구할 뿐이다.

도리키조쿠가 곤란하다면 막으면 될 뿐"이라고 썼다.

인터넷에는 예약 업체별 포인트 지급 시기, 포인트 사용 기간 정보, 결제 수단에 따른 혜택 등 이른바 고투 이트 공략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음식점은 예약 사이트 운영 업체에 손님 1명당 200엔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예약이 들어오면 그만큼 다른 손님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 부담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

민영방송 TBS는 "음식을 하나만 시키는 방식의 매장 이용 때문에 괴롭다"는 도리키조쿠 담당자 의견을 7일 전했다.

트위터에는 "포인트를 쌓더라도 인간으로서 무엇인가를 잃을 것 같다", "이런 것을 하는 사람은 죄악감도 수치심도 없는 단지 부끄러운 사람"이라며 체리피커를 비판하는 의견이 게시되고 있다.

반면 "고투 이트는 허점투성이"라면서 제도를 설계한 당국의 책임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영세한 업체들은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해 고투 이트 포인트 제도에 참가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정책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