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췌장 피드백, 글루카곤 민감성 낮추고 혈당치 높여
코펜하겐대 연구진, 저널 '분자 대사'에 논문
보류, 지방간이 왜 당뇨병을? 원인은 글루카곤 호르몬 저항


간에 좋지 않은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은 그 자체로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지방간이 어떻게 당뇨병을 일으키는지를 덴마크 코펜하겐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원인은 지방간이 글루카곤 호르몬의 민감성을 낮추는 데 있었다.

글루카곤 민감성이 떨어지면 췌장의 글루카곤 분비가 늘어나고 당연히 혈중 글루카곤 수치가 올라간다.

이는 대부분은 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코펜하겐대 노보노디스크 단백질 연구 센터의 니콜라이 베버르 알브레흐천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분자 대사(Molecular Metabolism)'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5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글루카곤 수치가 올라가는 건 건강이 나쁜 징후다.

간의 포도당 생성을 늘려 혈당치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관여하는 간과 췌장 사이의 피드백 시스템을 확인했다.

보류, 지방간이 왜 당뇨병을? 원인은 글루카곤 호르몬 저항

연구팀은 당뇨병의 이런 발병 메커니즘을 압축해 '글루카곤 저항(glucagon resistance)'이라는 신개념을 도입했다.

알브레흐천 교수는 "현재의 인슐린 저항과 똑같이 미래의 의대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생물학적 신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개념은 당뇨병 징후의 조기 검진에도 도움을 줄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글루카곤 민감성이 떨어지는 걸 포착하면, 체중 감량 등으로 간의 지방 축적을 줄이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투여를 병행하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글루카곤 민감성에 이상이 생긴 사람을 조기 검진하는 데 유용한 생물 표지로 '글루카곤-알라인 지수'를 개발하기도 했다.

알라닌은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알파와 베타 두 종류로 존재한다.

마리 빈트허르-스렌선 박사과정 연구원은 "단순히 혈액 검사만 해도 지방간의 글루카곤 저항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미 제약업계에서 당뇨병 치료법 연구에 우리가 개발한 생물표지를 쓰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