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월세로 사는 가구의 약 40%는 자녀도 월세살이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부모가 자기 집을 보유한 경우 자녀도 자가에 살 확률은 40%를 넘었다. 직업 역시 세대 간 대물림되는 확률이 높았고, 이런 경향은 2010년대 들어 한층 심해졌다.

이는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한 ‘직업과 주택 자산의 세대 간 이동성 변화 보고서’에 담겼다. 노동연구원은 한국노동패널조사 20년치(1998~2018년)를 분석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월세살이를 한 가구의 39.1%는 분가한 자녀도 월세로 살고 있었다. 월세 주거 부모를 둔 자녀가 내집 마련에 성공한 경우는 24.3%에 그쳤다. 출발선이 앞선 자녀는 웬만하면 ‘후퇴’하지 않았다. 부모가 자가에 사는 가구의 41.8%는 자녀도 자기 집에 살았다. 주거 형태가 월세로 떨어지는 사례는 14.1%에 그쳤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가 자녀를 위한 교육 투자를 아끼지 않거나 재산을 일부 물려준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대 간 대물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자녀 모두 자가에 살 확률은 1998~2004년엔 25.2%에 그쳤지만 2005~2011년엔 37.7%, 2012~2018년엔 47.2%까지 올랐다. ‘부모 월세-자녀 월세’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23.1%→37.8%→41.0%로 상승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