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7월 27일 노병대회 이후 북한 매체에 처음 거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현지지도에는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수행했다.
그가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것은 지난 7월 27일 열린 전국노병대회 이후 두달여만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월 집중호우에 이어 지난달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직격탄까지 맞았던 김화군을 둘러보며 살림집(주택)과 농경지, 교통운수, 국토환경, 도시경영, 전력, 체신 등 부문별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통상 김 위원장의 활동을 다음 날 보도하는 점에 미뤄 추석 당일인 1일에 현지지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 오니 지난 8월 중순 900㎜ 이상의 재해성 폭우에 의해 도로까지 다 끊어져 직승기(헬기)를 동원하여 피해 상황을 요해(파악)하고 1천여 세대에 달하는 살림집 피해라는 처참한 참상을 보고받으며 가슴이 떨리던 때가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주택 신축 공사에 기뻐했다는 보고를 받고는 "정말 기쁘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살림집 설계를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일률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도 했다.
피해복구 공사에 동원된 군을 향해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화를 복으로 전변시키는 인민군대의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는 이 땅의 모든 기적을 창조하는 근본 비결"이라고 치하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강원도 지역의 농사 작황도 둘러봤다.
그는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당시에는 내다볼 수 없었던 좋은 작황이 펼쳐졌다"며 "올해는 정말 유례없이 힘든 해이지만 투쟁하는 보람도 특별히 큰 위대한 승리의 해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시련은 우리를 낙심하게 한 것이 아니라 바위처럼 억세지고 더욱 전진하게 했다"며 "이 세상 넘지 못할 난관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수해를 입은 함경도에서 당 정무국 확대회의를 여는가 하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에는 흙투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직접 몰고 가는 등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부각해왔다.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수해 복구 기한으로 제시한 만큼 이를 독려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시찰에는 김여정 1부부장을 비롯해 박정천 군 총참모장, 리일환 당 부위원장, 김용수 당 부장,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박태성 당 부위원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수행했다.
베이지색 트렌치코트에 검은 바지를 입고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김여정의 사진은 북한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대남정책을 비롯한 대외관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김여정은 지난 두 달여간 공개 행보가 없었던 것은 물론 이렇다 할 대남·대미 메시지도 발신하지 않았다.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친서가 밥 우드워드 신간 '격노'를 통해 공개된 일, 남한 공무원이 북한에서 피격돼 숨진 사건 등 굵직한 이슈에도 침묵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보 당국은 '특이 동향이 없다'고 판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여정이 오는 7일로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데 주목하는 시각도 있지만, 조만간 북미접촉 등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