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비례대표 정년 만73세…81세 니카이는 '킹메이커'로 노익장
초고령사회 일본 정치인도 초고령화…93세 현직 시의원도
[톡톡일본] 사임해도 은퇴 안 한다는 아베…정치인 정년은
연속 7년 8개월 동안 재임하며 최장기 재임 기록을 새로 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하기로 했다.

누가 후임자가 될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 그리 주목받지는 않았으나 아베가 총리를 그만두되 정계 은퇴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는 건강을 이유로 사임 의사를 표명한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한명의 의원으로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언급했으며 임기 중 실현하지 못한 개헌이 이뤄지도록 "나도 한 의원으로서 앞으로도 힘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퇴임하면 정계를 은퇴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실질적인 국가수반인 일본 총리가 물러난 후에도 은퇴하지 않겠다는 것이 다소 생경한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총리를 지낸 이들이 은퇴하지 않는 사례가 흔하다.

[톡톡일본] 사임해도 은퇴 안 한다는 아베…정치인 정년은
앞서 아베는 2006년 9월 26일부터 2007년 9월 26일까지 총리로 재직했으나 역시 건강을 이유로 물러나면서도 정계를 은퇴하지 않았고 2012년 12월 재집권해 8년 가까이 전성기를 누렸다.

2008년 9월 24일부터 2009년 9월 16일까지 총리를 지낸 아소 다로(麻生太郞)는 총선에서 패배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는데도 은퇴하지 않았다.

그는 '절친' 아베가 재집권하자 한등급 낮은 부총리 겸 재무상으로 현재까지 '장수'하고 있다.

[톡톡일본] 사임해도 은퇴 안 한다는 아베…정치인 정년은
민주당의 마지막 총리로 자민당에 권력을 뺏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도 8선 중의원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는 2006년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중의원으로 활동하다 2009년 7월 아소 당시 총리가 국회를 해산하자 다음 달 실시된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차를 두고 정계를 은퇴했다.

총리를 지낸 인물이 차기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은퇴한 매우 드문 사례였다.

하지만 고이즈미는 2014년 2월 실시된 도쿄도(東京都) 지사 선거 때 탈원전에 뜻을 같이하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를 당선시키겠다면서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톡톡일본] 사임해도 은퇴 안 한다는 아베…정치인 정년은
은퇴한 전직 총리 2명이 정계에 복귀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었으나 호소카와가 낙선하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일본 정치인이 총리를 사임하고도 은퇴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연령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현재 만 65세로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는 아직 '젊은' 편이다.

일본은 작년 10월 1일 기준으로 만 7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약 14.7%인 1천84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집권 자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정년은 만 73세다.

다선 의원들은 73세 정년을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젊은 의원들은 유지하자고 맞서고 있다.

지역구에서 당선될 능력이 있으면 나이가 더 많더라도 문제가 없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례도 있다.

[톡톡일본] 사임해도 은퇴 안 한다는 아베…정치인 정년은
파벌도 없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단숨에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만 81세다.

집권 자민당 이인자이며 '킹 메이커'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다른 정당을 보면 1935년생으로 만 85세인 가타야마 도라노스케(片山虎之助)가 일본유신회 소속 현직 참의원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아타미(熱海)시의회에는 1927년생인 야마다 하루오(山田治雄·만 93세) 의원도 있다.

그는 1975년부터 계속 시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4월 총선에서 당선된 21대 국회의원 중 최고령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만 73세) 의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