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나흘째 200명대…"증감 반복하며 감소세 갈 것으로 기대"
위중·중증환자 124명으로 급증…2주간 사망자 20명 모두 60대 이상
'폭발적 확산' 겨우 막았지만…코로나 중환자-사망자 급증 비상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세로 볼 때 일단 일각에서 우려한 '폭발적 확산'으로까지 이어지는 큰 위기는 겨우 넘긴 모양새다.

하지만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이외에도 탁구장·아파트·직장·요양원 등 일상 곳곳에서도 새로운 발병이 잇따르고 있어 자칫 경계를 늦추는 순간 코로나19 확산세는 언제든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 확산세 주춤 양상…"안심할 상황은 아니야"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말 400명대까지 치솟은 이후 300명대를 거쳐 200명대로 내려온 뒤 전날까지 4일째 300명 아래를 유지했다.

일별로 보면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시작 이후 지난달 27일 44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8일부터 371명→323명→299명→248명→235명→267명을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만 보면 한때 300명 가까이 나왔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100명대(183명, 175명, 187명)에 머물렀다.

방역당국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로 '폭발적 확산'은 막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주까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대규모 유행에 따른 환자 급증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환자 발생의 감소 추세가 크게 뚜렷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 역시 "아직은 200명 이상의 유행이 발생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급증 추세는 억제되고 있다"며 "2차 유행의 확산세를 안정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또 증가할 것인지 기로에 있는 한 주"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아파트, 실내운동시설, 음악학원, 봉사단, 모임 등 예상치 못한 곳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다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마저 연일 높아지는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접촉자 추적 및 조사가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지역사회 내 무증상·경증환자에 의한 'n차 감염', '조용한 전파'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유행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조금 더 급속하게 감소 추세로 꺾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감염경로 불명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된 사례 등이 지속하고 있어 아주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는 보고 있지는 않다"며 "상당수 증감을 반복하면서 감소 추세로 갈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발적 확산' 겨우 막았지만…코로나 중환자-사망자 급증 비상
◇ 위중·중증환자 16일간 14배 급증…"60대 이상 각별히 주의"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정점에 비해 한풀 꺾인 분위기지만 중환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먼저 위중·중증환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전날에는 124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일반적인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를 보면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이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위중·중증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데, 여기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사망자까지 함께 증가하게 된다.

실제 수도권의 집단감염은 지난달 14일부터 세 자릿수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며 급증세를 보였는데 이로부터 나흘 뒤인 18일부터 위중·중증환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위중·중증환자를 18일부터 일별로 보면 9명→12명→12명→18명→24명→29명→31명→37명→42명→46명→58명→64명→70명→79명→104명→124명 등으로 16일간 14배 가까이 급증했다.

위중·중증환자 증가세와 맞물려 사망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전날 기준 누적 사망자는 328명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최근 2주간 발생한 사망자만 20명이다.

여기에는 사망 후 확진된 사례도 포함돼 있다.

발표일 기준으로 지난달 29일에는 하루 새 5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기 이후로 사망자가 나오더라도 1∼2명의 그친 점을 고려하면 5명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위중·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지금처럼 증가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중·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연령대를 보면 60대 이상 비율이 각각 84.7%(124명 중 105명), 93.3%(326명 중 304명)로 높은 편인데, 최근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들의 연령대가 이전보다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의 집단감염 사례 중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전날 정오 기준 누적 확진자 1천117명 가운데 40.1%인 448명이 60대 이상이다.

더욱이 최근 2주간 발생한 사망자 20명도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정 본부장은 "확진 시에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의 고령층 및 기저질환(지병)자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