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절반 이상 금고·장롱에…"수상한 현금거래 엄정 대처"
올해 환수율 31.1% 불과, 6년 만에 최저 수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5만원권 발행 및 환수 현황'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올해 7월까지 5만원권 누적 발행액은 모두 227조980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된 후 한은 금고로 돌아온 환수액은 112조423억원(49.1%)에 불과했다. 나머지 115조9378억원(50.9%)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거래나 예비 목적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화폐발행 잔액'이다.
특히 올해 들어 7월까지 환수율은 31.1%(환수 4조7602억원/발행 15조3036억원)로, 2014년(연간 환수율 25.8%)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5년 같은 기간(1∼7월)과 비교해 올해 발행액은 최대인 반면, 환수액은 최소 수준으로 집계됐다.
수량 기준으로 따지면, 올해 발행된 3억600만장의 5만원권 가운데 9500만장이 금고나 장롱 등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예비' 성격으로 5만원권을 쌓아놓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광재 의원은 "부동산 다운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이 단순히 현금보유 성향의 증가 때문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세청도 이런 지적에 "수상한 현금거래 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이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 문제를 지적하자, 김대지 국세청장은 "고액화폐 수요 증가 원인은 저금리 기조도 있지만, 탈세의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정보분석원의 여러 분석 자료, 현금 영수증 등의 정보 수집을 강화해 현금 거래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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