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市에 강림한 환웅…캔버스에 불러낸 고대의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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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서 최민화 '원스 어폰 어 타임'展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열리고 있는 최씨의 개인전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은 그가 1990년대 말부터 구상하고 20여 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온 동명의 회화 연작 6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최씨는 1982년부터 본명(최철환) 대신 ‘민중은 꽃’이라는 뜻의 ‘민화(民花)’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이들과 저항의 현장을 다룬 ‘부랑’ ‘분홍’ ‘유월’ ‘회색청춘’ 등의 문제적 연작을 2000년대 중반까지 잇달아 내놨다.
이번 작품들에는 이런 작업 과정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한국 고대사’라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고조선을 비롯해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의 건국신화와 영웅들의 이야기에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캐릭터와 색감이 섞여 있다. 환웅이 웅녀에게 마늘과 쑥을 건네는 단군신화의 장면이 이브가 사과를 먹자고 아담을 유혹하는 성서의 한 장면과 중첩된다. 신라 향가 ‘서동요’의 선화공주와 서동은 달빛 아래 밀애를 즐기는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속 남녀로 변주했다. 그의 이번 연작이 어쩌면 낯설고, 어쩌면 익숙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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