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미국 거장 조이스 캐럴 오츠의 근작 공포소설집 '인형의 주인'이 국내에 번역돼 소개된다.
도서출판 현대문학에서 배지은의 번역을 통해 최근 서점가에 나왔다.
미국 현지에서 2017년 6월 출간한 작품으로, 뉴욕타임스(NYT)는 "가상의 세계가 필요 없는 공포"라며 극찬한 바 있다.
NYT의 서평처럼 이 소설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나 엄청난 반전, 초자연적 존재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자극적 재료를 쓰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일차원적 접근 대신 현실의 어두운 면을 조명함으로써 더욱 오싹한 공포를 불러온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오츠는 인간 심리 저 깊은 곳에 있는 세상에 대한 본능적 공포를 개연성 있는 사건들을 통해 들끓게 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광기와 근원적 불안감만큼 두렵고 무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거장은 오랜 문학적 통찰을 통해 터득한 듯하다.
모두 6편의 짧은 소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이다.
포식자와 희생자의 대립 구도를 통해 우리 내면에 자리한 잔인함을 드러내고 강자 앞에서 무력한 약자들의 절망감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사이코패스 소년의 섬뜩한 내면을 1인칭으로 묘사한 표제작 '인형의 주인'을 비롯해 미국 내 흑백 인종 문제를 다룬 '군인',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살해 위협을 느낀 여성의 심리를 그린 '적도', 이상하게 아름다운 고서점이 무대인 '미스터리 주식회사', 애완동물 빅마마라는 한 가족의 위험한 비밀을 다룬 '빅마마', 순수했던 소녀의 운명을 바꾼 그 날의 진실을 다룬 '총기 사고'가 수록됐다.
1938년 뉴욕주에서 태어난 캐럴 오츠는 1964년부터 장편 50여편과 단편 1천여편을 포함해 엄청난 양의 소설과 시, 희곡, 비평, 산문 등을 발표했다.
오헨리상, 브램스토커상, 미국도서상, 페미나상 등을 받았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도 다섯 차례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