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업 신고로 방역 피한뒤 변칙영업·밀접접촉
코로나 확진자, 게하 투숙객 뒤섞여 '음주파티'…제주 '화약고'
"TV에서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한다고 해도 게스트하우스에서는 거의 매일 새벽까지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리고 딴 세상이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주변 주민들은 불야성 같은 게스트하우스 운영 상황이 급박한 코로나 상황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해외 여행을 맘 놓고 즐길 수 없게 되자 제주 게스트하우스는 젊은 층 관광객 사이에 오히려 인기가 높아졌다.

도내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젊은 층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투숙객이 참여를 원할 경우 일정 정도의 비용을 받고 야간 음주 파티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민박업으로 신고해 유흥주점 대상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을 회피한채 주류제공, 나이트클럽식 영업 등 변칙영업을 하고있다.

유흥주점으로 신고된 곳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 시 큐알(QR) 코드를 입력하거나 출입 명단을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의 방역 조치 대상이 되지만, 민박업은 그런 조치에서 제외돼있다.

실제로 제주경찰은 2018년 도내 게스트하우스의 야간 음주 파티 등 변칙 영업을 단속해 식품위생법 위반 업소 20여곳을 무더기 적발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 단속에서는 투숙비(1만8천원)보다 더 비싼 1인당 3만원씩 파티비를 추가로 받아 일반음식점 등록도 없이 음식 제공을 해온 게스트하우스가 적발됐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는 건물 지하에 나이트클럽과 똑같이 전문 DJ를 두고, 조명과 음향 시설, 무대를 설치해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파티를 열면서 주류를 무단 판매하기도 했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주류 판매가 불가능해 주류 판매 가능 시설을 파티장 바로 옆에 차리고 술을 파티장으로 배달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확진자, 게하 투숙객 뒤섞여 '음주파티'…제주 '화약고'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은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한다고 신고해놓고 나이트클럽과 똑같은 시설을 차려 음주 파티를 열어 방역 제재를 피한 업소 2곳을 적발했다.

도내 게스트하우스는 현행 법령에 별도 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행정 관리에 일정 부분 사각지대에 있다.

도내 게스트하우스에서는 2018년 관리자가 여성 투숙객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성추행 사건도 빈번히 발생하는 실정이다.

도내 게스트하우스는 소유자가 직접 운영해야 하고 조식만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깨고 관리인이나 직원을 고용해 대리 운영하거나 저녁에도 판매가 불가능한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는 운영자들이 많다.

도내 게스트하우스는 허가를 받기 어려운 숙박업 보다는 민박업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확진자, 게하 투숙객 뒤섞여 '음주파티'…제주 '화약고'
농어촌민박업의 경우 농어촌 지역 주민 소득 증진을 위해 민박업 허가를 주려는 취지로 운영돼 자격 조건이 간단하다.

현재 도내 농어촌민박시설은 지난 7월 말 기준 4만5천25곳(제주시 2천953곳, 서귀포시 1천572곳)에 이른다.

도 방역 당국과 자치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계도와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도 자치경찰은 밀접 접촉 가능성이 있는 야간 음주 파티에 대한 단속과 함께 감염병 예방조치 위반 행위 및 불법 관광 영업 행위에 대해서도 단속을 할 방침이다.

제주에서는 지난 24일 수도권을 다녀온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A씨(도내 36번 확진자)와 A씨와 접촉한 해당 게스트하우스 직원 B씨(도내 37번 확진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 2명은 최근 3일간 20명 안팎의 투숙객들과 야간 파티를 연 것으로 도 방역 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