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리포트] 글로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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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 이전과 비슷한 일상생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필수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감염 예방이 가능하면, 개인의 생활패턴도 마스크를 쓰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과 같은 국제적인 교류 회복으로 경기침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 메르스바이러스가 유행했던 때에도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나, 당시에는 감염 환자 수도 적고 임상기간 및 비용 감안시 경제적 효용성이 낮아 개발에 성공한 백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다르다. 전염력이 높아 백신 개발이 필수이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백신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물론 개발을 간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관심사다. 미국, 유럽 등 정부 단위뿐만 아니라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거대 자금과 간소화된 임상 디자인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매진 중이다.
가장 앞선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3월부터 mRNA, DNA, 바이러스벡터, 융합 항원 등 다양한 기전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mRNA 기반으로는 모더나의 mRNA-1273,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의 BNT162 등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DNA 기반인 이노비오의 INO-4800도 조만간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는 아데노바이러스벡터 기반의 AZD1222에 대해 임상2, 3상 중에 있다.
AZD1222 임상이 현재 가장 앞서 있고, 빠르면 8, 9월 내로 임상 2, 3상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9월부터 유럽 및 미국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연내 일반인들에게 접종을 개시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시노백의 Coronavac (불활성화바이러스)은 7월부터 브라질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10월 중 임상 3상이 완료될 것이다.
긍정적 임상 시험 결과의 백신
최근 모더나, 바이오테크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노바백스, 시노백 등에서 연이어 임상 1,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결과는 중화항체생성비율, 중화항체유지기간, T 세포 반응률, 부작용 면에서 유사한 수준으로 판단돼 지금까지의 임상 1, 2상 결과만으로는 뛰어난 코로나19 백신을 가늠할 수 없다.임상 1, 2상과 유사한 결과가 임상3상에서 재현되면, 임상 결과보다는 판매가격, 보관방법, 반복투약 가능성 면에서 상업적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다. 판매가격이 저렴할수록 시장 침투가 용이하고 소비자는 상온보관이 가능한 제품을 더 선호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최근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전문가 의견은 다소 회의적이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 걸리는 기간은 5년 정도로 백신으로서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해 충분한 입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다르다. 하루 빨리 국민이 기존 생활 패턴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가 바로 코로나19 백신이다. 미국, 유럽 정부는 하반기 발표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결과가 긍정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긴급 사용승인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치료제의 끝
완벽한 코로나19 치료제가 필요하지는 않다. 공인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코로나19로부터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많을수록 치사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2020년 상반기 동안 코로나19 치료목적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찾고자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약물에 대해 임상이 진행됐다. 동일한 약물이지만 임상주체에 따라 임상 결과에 대한 논란도 발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공표한 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FDA로부터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돼 긴급 사용승인이 철회됐다.
코로나19 치료제로 현재 처방되고 있는 제품은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등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당 약을 복용하더라도 환자들의 증세가 극적으로 완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기간에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증환자의 치료기간 단축, 치사율감소 등에서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만으로 훌륭한 코로나19 치료제임은 틀림없다.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 연구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투약 시에 환자들의 회복 기간을 4일 정도 단축했으며, 일반적인 임상시험(SIMPLE) 결과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치사율이 대조군대비 약 38% 감소했다. 일시적 위장관 이상 증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미국 FDA로부터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중증환자들에게 투약하는 중이다. 스테로이드계열의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은 대규모의 리커버리 임상결과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회복기간 및 치사율이 단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은 중화항체치료제
렘데시비르나 덱사메타손을 보완할 수 있는 더 괜찮은 치료제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중증환자의 합병증인 폐렴 증상을 완화시키는 목적으로 임상이 진행된 염증치료제 IL-6 억제제(로슈의 관점열 억제제 악템라, 리네제론과 사노피의 케브자라)의 임상이 진행됐으나 모두 실패했다.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은 중화항체치료제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얻은 중화항체를 유전자 재조합 방법으로 개발한 의약품이다. 가장 앞서있는 치료제는 일라이릴리와 캐나다의 엡셀레라가 함께 개발 중인 중화항체 LY-CoV555로 코로나19 치료목적의 임상 2상 및 예방목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4분기 내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리제네론도 중화항체칵테일요법인 REGN-COV2에 대해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역시 4분기 중 임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중화항체치료제 CT-P59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임상 2상 완료 후 2021년 상반기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아 환자들에게 투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