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례 QS에 고작 4승 거둔 문승원 "승수 쌓기 욕심 없어"
SK 와이번스의 우완 선발 투수 문승원(31)은 승운이 없는 선수다.

그는 2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하기 전까지 올 시즌 1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를 10차례나 기록했지만, 승수는 단 3승(7패)밖에 쌓지 못했다.

타선의 지독한 부진 탓에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승수 외의 개인 기록은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

문승원은 27일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해 규정이닝을 채운 토종 투수 중 LG 트윈스 임찬규(3.88)에 이은 2위였다.

그러나 문승원은 이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2018년에도 잘 던지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는 속상한 마음이 컸지만 올 시즌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멘털이 성장했다는 증거였다.

문승원은 27일 평정심을 유지하며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문승원은 7이닝 4피안타 2볼넷 탈삼진 9개 2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SK 타선은 오랜만에 1회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고, 결국 10-4로 승리했다.

문승원은 약 20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문승원은 이날 경기로 평균자책점을 3.95로 끌어내리며 이 부문 10위 자리에도 올랐다.

그는 올 시즌 111⅔이닝을 소화해 최다 이닝 10위, 토종 투수 중에서는 1위 자리를 꿰찼다.

경기 후 문승원은 "사실 오늘 컨디션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포수 (이)재원이 형이 잘 리드해줘 승리한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엔 변화구 제구가 잘되지 않아 고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구가 잡히며 편하게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를 많이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은 지 오래됐다"며 "다만 평균자책점 기록은 욕심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