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준 것도 없으면서"…20대들 민주당에 등 돌리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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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58%, "정부의 의료진 업무 개시 명령은 일방적"
"청년 생각하지 않는 민주당에 실망해"
전문가 "공정성 문제가 누적된 결과"
"청년 생각하지 않는 민주당에 실망해"
전문가 "공정성 문제가 누적된 결과"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손에 쥔 것마저 뺏어가는 게 나라입니까? 저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대치 중이다.
정부는 27일 오전 수도권 내 수련병원 95곳에 속한 전공의, 전임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다. 공정한 기회와 평등을 중시하는 20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전날(26일) 여론조사 전문 업체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의료계 집단 휴진 정부 업무 개시 명령 발동 공감도'를 조사했다. 20대에서는 적절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39.7%, 일방적 결정이라는 응답이 58%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20대의 절반 이상이 정부의 업무 개시 명령이 일방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영자(20대, 영남, 자영업자) 현상'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20대는 여권 지지율 하락의 주요원인 되고 있다. 과거 진보진영 지지율을 떠받쳐왔던 20대는 왜 여권에 등을 돌리게 되었을까?
"민주당 당원이었으나 더 이상 민주당을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A씨(28.남)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추가 경정예산을 과도하게 편성했을 때부터 현 정부가 모든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집단 휴진을 선언한 의료계에 강제적으로 업무를 개시하라고 명령하는 정부의 모습에 기가 찬다"고 말했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볼 수 없는 정부의 모습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B씨(25세.여)는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의료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정책을 밀어붙이는 태도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가 의료계를 대하는 태도만 봐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지속되는 현 정부의 공정성 상실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취업 준비생인 C씨(27세. 남)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외치던 정부가 이제는 앞장서서 불평등을 주도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부터 느꼈지만 정부가 청년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20대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공정성 문제의 누적'이라고 말한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 조국 사태 등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만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해 왔다"며 "이런 사태들이 꾸준하게 발생해 20대들이 마음을 닫게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 실업률도 계속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충을 발표한 것이 이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것"이라며 "나아가 그들을 선발하는 방식도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며 20대들의 여당 지지율이 더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20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입시도, 취업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해 그 규칙하에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율 교수는 "정부에서 규칙을 제대로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0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