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 입구에 '음료 포장만 가능' 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 입구에 '음료 포장만 가능' 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27일 일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400명 대를 넘어서면서 3단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3단계 거리두기가 실제 공표될 경우 소비재 중심의 유통업계는 사실상 셧다운(일시 폐쇄) 상황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유통업계는 다시 일일 확진자 400명 선을 넘어선 이날 방역당국 추가 발표를 예의주시하며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3단계 들어가면 사실상 유통업계 전체 타격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는 만큼 사실상 유통업계 전체가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통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전례없는 사태인 만큼 뾰족한 대응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41명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대유행기인 지난 3월 7일(483명) 이후 173일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본격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 조치는 사실상 봉쇄 수준에 가까운 만큼 정부는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때는 고위험시설뿐 아니라 카페, 일반주점 등 중위험시설까지 문을 닫는다. 음식점, 쇼핑몰, 소매점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이 의무화되고 저녁 9시 이후 영업도 할 수 없다.

3단계 대응방안 물어보니 "안해봐서 모른다, 정부 지침 기다릴뿐"

유통업계에서는 방역당국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위험시설로 꼽히는 카페업계에서는 '셧다운'(일시적 영업정지)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마땅한 대응방침이 없다고 토로한다.

힌 카페업계 관계자는 "중위험시설로 분류되는 만큼 문을 닫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도 해보지 않아서 정확한 대응 방안을 모른다"며 "그러나 직원 처우 등 정확한 매뉴얼은 정부 지침이 내려와봐야 결정될 듯 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청 직원들이 26일 오전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해 테이블 간 거리두기 등의 거리두기 지침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성동구청 직원들이 26일 오전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해 테이블 간 거리두기 등의 거리두기 지침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카페뿐 아니라 외식업계는 '고난의 행군'을 우려하고 있다. 일반주점에 속하는 바 등도 3단계에서는 문을 닫아야할 가능성이 높다.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3단계로 격상되면 기존에 클럽 등 고위험시설과 카페 등 중위험시설의 영업이 중단될 뿐 아니라 저위험시설까지 일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문제는 저위험시설에는 방문취식, 배당, 포장 식당이 포함돼 사실상 모든 식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위험시설 포함될 수도…사실상 모든 식당·카페 타격

저위험시설에 속하는 백화점, 교외형 아울렛 등과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영업은 유지된다.

다만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시식행사, 문화센터가 정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11시에서 9시로 2시간 단축하고 할인행사 등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행사도 진행할 수 없다"며 "시식 및 화장품 샘플링 시연, 문화센터 등도 모두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정확한 지침은 3단계 격상후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이 내려와야 알 수 있다"며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관련 시설 종사자들의 경제적 타격 등을 고려해 완전한 3단계 조치를 도입하기 보다는 업종, 시설 면적 등에 따라 일부 예외를 두는 등 수준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민/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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