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수요예측을 통해 4억달러 규모 5년 만기 달러채의 이표금리를 연 1.0%에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에 0.80%포인트를 더한 연 1.072%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국내 민간기업의 달러채 발행 사상 최저 금리이자 최소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 기록을 세웠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은 통신업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으로서 탄탄한 실적에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의 성장 기대가 흥행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은 미국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를 모집하는 ‘유로달러 발행 방식’을 따랐다. 최종적으로 102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20억달러를 웃도는 금액이 모였다. 참여 기관은 지역별로 아시아가 75%, 유럽이 25%를 차지했다. KT는 이날까지 사흘 동안 아시아와 유럽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희망 공모금리(가이드라인)는 미 국채 5년물+1.25%포인트였으나, 수요예측 개시 직후 투자자가 대거 몰리자 5년물+0.80%포인트로 수정해 제시했다. 이번 발행금리는 신용등급을 고려한 공정가치보다도 0.10%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공모 발행한 한국 민간기업 중 유일한 ‘A급’ 신용을 갖췄다는 점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T에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AA-) 다음으로 높다.
3년 만에 달러채 발행을 재개한 KT는 이번 발행대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발행 채권은 싱가포르거래소(SGX)에 상장된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