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차량 전면통제…방역지침 무너지거나 폭력사태 발생 우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앞두고 프랑스 축구팬들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 등 번화가로 몰려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무너뜨리거나 군중심리에 따른 폭력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지 파리 경시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파리 경시청은 23일(현지시간) 오후 9시에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과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 격돌하는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앞두고 현재 샹젤리제 거리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경시청은 경기 진행 중이나 종료 후 흥분한 축구팬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해 샹젤리제로 쏟아져나오는 상황에 대비해 샹젤리제 대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현재 보행자만 통행을 허락하고 있다.

샹젤리제 거리 주변 지하철역 17곳도 대규모 폭력 사태나 군중이 한꺼번에 몰리는 사태에 대비해 이날 한시적으로 폐쇄했다.

PSG와 뮌헨은 파리 시간으로 23일 저녁 9시(한국시간 24일 오전 4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PSG의 창단 이후 첫 결승 진출이라 프랑스의 축구 팬들은 이미 매우 흥분한 상태다.

지난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PSG가 독일의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3-0의 완승을 하고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자 샹젤리제 거리는 흥분한 팬들이 대거 몰려들어 심각한 정체가 빚어진 바 있다.

일부 흥분한 시민은 대로변의 상점 유리창을 의자나 돌을 던져 파손하는가 하면, 상당수 젊은 축구 팬들이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PSG의 결승 진출에 기뻐하며 얼싸안고 환호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파리 경시청은 이에 따라 결승이 열리는 이날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와 야외응원전 지정장소인 파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 경찰관과 소방관 3천300명을 투입하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흥분한 축구 팬들이 여기저기 몰려다니면서 코로나19 방역 가이드라인과 규제를 무너뜨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저녁 샹젤리제 거리 등 파리 곳곳에서 축구로 들뜬 마스크를 팽개치는 사람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엄격한 방역지침을 강제한다는 방침이다.

샹젤리제 거리와 파크 데 프랭스 주위는 모두 이날 마스크 착용 의무지역으로 특별 지정됐고 경찰이 대규모 현장 단속을 벌이고 있다.

파리 경시청은 트위터를 통해 "잊지 마세요.

승리할 시에도 샹젤리제와 파크 데 프랭스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사항입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는 통제되지만, PSG 팬들의 대규모 '공식' 야외응원전은 파리 서부의 PSG 홈경기장 파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 경우도 코로나19 방역 방침에 따라 야외 행사의 최대 인원인 5천명까지만 입장이 허락된다.

PSG 응원을 위해 리스본으로 향한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축구 팬들에게 지정된 야외 응원장소인 파크 데 프랭스 안에서만 경기를 즐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는 프랑스는 최근 매일 3~4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20일 4천771명, 21일 4천586명, 22일 3천602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23만8천2명이고, 이 가운데 3만51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