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 대선, 경제·인종 아닌 '유튜브'가 승패 가른다? [노정동의 3분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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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동의 3분IT
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강해진 '유튜브' 영향력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로 트렌드 넘어와
바이든, 지지율에서 트럼프 '여유 있게' 앞서지만
"유튜브 안에선 바이든에 관심도 없다"
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강해진 '유튜브' 영향력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로 트렌드 넘어와
바이든, 지지율에서 트럼프 '여유 있게' 앞서지만
"유튜브 안에선 바이든에 관심도 없다"
오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2020 미국 대선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대선의 판도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이 이긴다고? 지난 대선 생각 안나?"
15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은 가운데 바이든의 최대 적은 오히려 '지루하고 미약해 보이는' 이미지의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현장 유세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 파워는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했다.미 현지에선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CNN은 지난달 5일 "역대 미국 현직 대통령의 재선 선거 분석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지지율 격차로는 오는 11월 열릴 미 대선에서 낙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CNN은 1940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출마한 13번의 재선 결과를 분석하면서 본선 4개월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넘긴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 낙선한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 시점 여론조사에서 50%에 미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미뤄보면 올 11월3일 열리는 본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뒤집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관이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는 것은 아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It’s Way Too Soon To Count Trump Out)'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제 8월일 뿐"이라며 "토론과 전당대회도 열리지 않은 데다, 역대 선거를 보면 8월부터 선거일(11월3일)까지 (여론은) 상당히 급진적으로 바뀌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2016년 11월 대선 당일 이 매체는 트럼프가 이길 확률은 28.6%,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 확률은 71.4%로 계산했다. 파이브서티에잇 자체 예측모델로 분석한 결과 현재 바이든이 이길 확률도 71%로 지난 대선 때와 같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힐러리의 당선 확률을 85%로 봤고, 허핑턴 포스트는 힐러리 승리확률을 98%로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트럼프의 승리였다. 현재 바이든은 트럼프를 지지율에서 약 8%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유튜브 안에선 바이든에 관심도 없다"
바이든 측이 유일하게 불안해 하는 요인이 있다. 바로 소셜미디어 영향력이다. 바이든은 1942년생(77세)로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재임 중 80세를 넘기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된다. '최고령 대통령'의 기록을 세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9년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을 때 그의 나이가 78세였다. 소셜미디어 세대가 선호하는 '쇼'에 능하고 '젊은(Young)'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이코노미스트도 "고령에다가 정신적으로 미약한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평했다.트럼프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실감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TV광고에 트럼프 캠프보다 2배의 돈을 더 쓴 반면 트럼프는 힐러리보다 소셜미디어 광고에 2배의 돈을 더 썼다. 트럼프는 자신이 직접 하루에 수십개의 '트윗'을 올리며 지원사격까지 했다. 그 결과 대선 기간 트럼프가 언급된 뉴스는 힐러리보다 3배 더 많이 나왔다. 온라인 광고가 TV에 비해 더 '쉽고', '직접적'인 문구를 쓸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언론사들은 트럼프 뉴스에 더 열광했다. 현재 트럼프의 팔로워 수는 약 8257만명, 바이든은 650만명 수준으로 약 13배 차이가 난다.
이번에 소셜미디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플랫폼은 '유튜브'란 분석이 나온다. 2017년만 하더라도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가장 많은 광고비를 퍼부었던 페이스북의 월평균 체류 시간(1인 기준)은 637분이고, 유튜브는 770분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각각 429분, 1674분으로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결은 아니"라며 "소셜미디어 분야에서 바이든의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트럼프vs反트럼프'의 구도라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만큼 유튜브 안에서 바이든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얘기다. 이미 유튜브에선 두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 간 싸움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은 유튜브 정치방송을 통해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과도한 규제가 시작돼 주식시장이 얼어붙는다"거나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을 헤쳐나가기에 리더십이 없어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펴고 있다. 심지어 '바이든 치매설(?)' 처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과감히 방송한다. 반면 바이든 지지자 측은 "내년에 트럼프는 백악관이 아닌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