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볏단 옮기듯 北지원해 남북관계 복원해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4일 "달밤에 볏단 옮기듯 북한에 물자를 제공하면 작은 물줄기가 강이 돼 남북협력의 큰 배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세현 "美정권 교체돼도 中견제 계속…남북관계 우려"
그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김영호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평화의 길 번영의 문으로' 토론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지원 정책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 장관은 취임 뒤 국내 민간단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 대북 반출을 승인하면서, 북한에서 누가 이를 받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정 부의장은 "한미워킹그룹에 발목 잡혀 남한이 아무 일도 하지 못해 북한은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고, 이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충격적인 행위로 이어졌다"며 "지금도 풀리지 않았기에 지원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이 장관이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대담하게 한 건을 했다"며 "북한은 누가 갖다줬는지 모르게 하면 쓰긴 쓰겠다는 것으로, 물자를 제공하는 작은 물줄기를 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간은 걸릴 테지만 임기 안에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정도까지 남북관계를 복원하면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예견했다.

정 부의장은 미국의 정권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미중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진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은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미중 갈등 속에 남북관계의 길이 좁아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