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조, 고용 승계 요구 등 장외투쟁 선언…"생존권 달렸다"
회사 측 "벼랑 끝으로 모는 해사 행위 즉각 중단해야"

'비정규직 노조의 법인통장 압류'로 어려움을 겪는 금호타이어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노조, 통장 압류' 금호타이어 사태…앞이 안 보인다(종합)
비정규직 노조가 통장 압류에 이어 고용 승계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회사는 즉각적인 해사(害社)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는 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1일 "비정규직 노조가 최근 고용, 단체협약 승계 등을 위한 투쟁 결의 집회 신고를 경찰에 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수급사 협의회에 올해의 단체교섭 결렬과 함께 쟁의 조정 신청을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했다"며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회사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명백한 해사 행위다"고 비판했다.

회사 측은 "노조의 계좌 압류로 납품업체 대금, 휴가비, 수당 등을 지급하지 못한 데다 압류가 장기화하면 회사 신뢰도 하락, 유동성 위기 등 공장 정상화도 버거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지회의 집회 신고와 쟁의 조정신청 통보는 생존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안간힘을 다하려는 경영정상화 의지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노조는 채권압류 취하 등 해사 행위를 중단하고, 합리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는 장외 투쟁과 통장 압류는 생존권 문제라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6∼7차례 수급사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나오지 않았다"며 "사실상 교섭 결렬 상태로 쟁의행위 신청은 법인계좌 압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에도 계좌 압류를 했다가 서로 대화를 위해 해지한 적이 있다"며 "회사 측의 정규직화 방안 선 제시만이 노조가 주장하는 마지노선이다"고 말했다.

'노조, 통장 압류' 금호타이어 사태…앞이 안 보인다(종합)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가 속해있는 도급업체도 발을 빼겠다고 선언해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

도급업체 6곳(물류는 2곳)은 지난달 말 경영난 등을 이유로 더는 도급을 맡을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회사 측은 11일까지 새 업체를 모집 중이다.

이달말까지 도급업체 운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장 가동 차질 등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급업체 인력은 720여명으로 전체 생산직 직원 3천200여명의 20%가 넘는다.

앞서 비정규직 노조는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해 지난달 30일 법인 계좌를 압류했다.

도급 형태로 근무해 온 이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승소를 근거로 임금 차액과 이자 등 204억원을 압류했다.

회사 측은 비정규직 노사 특별협의체를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 논의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