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코로나 방역 실패한 교회 책임 커"…이례적 내부 비판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최근 수도권 교회 여러 곳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 전파와 관련해 "방역에 실패한 교회의 책임이 크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단체가 코로나 19 감염 사례가 나온 교회들을 겨냥해 내부 비판을 가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11일 한교총은 30개 회원교단과 5만6천여개 소속 교회에 전달한 '소속 교회 자발적 방역 강화 조치 요청' 공문에서 최근 교회 내 집단 감염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교회를 통한 확산 상황은 교회의 방역 조치 미흡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주민은 물론 지역 교회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회 입장에서 보면 외부에서 들어온 확진자를 통해 확산이 이뤄진 것으로 변명할 수 있겠지만, 같은 경우라도 철저한 방역을 한 교회는 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역에 실패한 교회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한교총은 "특히 방역 당국에서는 계속되는 감염확산을 분석한 결과, 지하실 혹은 작은 공간을 사용하는 교회의 경우 시설 형편상 밀폐·밀접·밀집 등 3밀로 전파 가능성이 높은 공간으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철저한 방역원칙을 준수하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교총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느슨해진 교회가 있다고 보고서 다시금 방역 강화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와 기쁜153교회, 김포시 주님의샘 장로교회 등 일부 수도권 교회에서는 코로나 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지역사회로까지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김포시는 30일까지 모든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정부도 교회 소모임을 통해 코로나 19가 계속 번져나갈 경우 확진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소모임 금지' 등의 방역 조치를 재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