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로 과일 당도 떨어지고 낙과도 많이 발생"
장마 뒤 농작물 병해 확산 우려…"적기 방제 필요"

포근한 겨울로 인한 월동 해충 증가, 봄 개화기 이상저온으로 인한 과수 냉해, 긴 장마로 인한 작황 부진 및 농작물 병해 증가 우려.
냉해·해충에 긴 장마까지…올해 농사 '삼중고'
농업인들이 올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 2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농경지와 주변 임야에서 외래 매미충류의 월동현황을 조사한 결과 갈색날개매미충의 월동 알 생존율이 86.7%에 달했다.

겨울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은 해충알이 발견된 면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갈색날개매미충은 90.1%, 꽃매미는 40.9%나 증가했다.

지난겨울 기온이 최근 10년 평균보다 2.1℃ 높았던데다가 강수량은 129㎜로 두배 가까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최근 장마가 계속되면서 조사가 좀 늦어지고 있지만, 월동 알로 인해 실제 성충이 된 해충이 발생한 농경지 면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과일나무의 꽃눈이 피기 시작하거나 피기 직전인 지난 4월 초에는 일부 지역 최저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면서 도내에서만 1천750㏊의 과수가 냉해를 입었다.

배의 경우 도내 전체 재배 면적의 60%가량이 피해를 보았다.

이에 따라 과수 농가들은 올해 과일 특히 배의 생산량이 작년보다 많게는 6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냉해·해충에 긴 장마까지…올해 농사 '삼중고'
최근 이어지는 긴 장마도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한다.

이천시 장호원에서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업인은 "요즘 복숭아가 한창 커지고, 서서히 출하할 시기인데 계속 비가 오다 보니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과일 색이 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비가 계속 내리면서 낙과가 많이 발생하고, 나무에 달린 복숭아조차 상처가 많이 생긴다"며 "올해 소득이 많이 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인근 신둔면에서 1만여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상추 등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다른 농업인도 "일조량이 부족하다 보니 채소들이 웃자라거나 잎이 얇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면 해충은 물론 벼 도열병이나 고추 탄저병 같은 병해도 많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올해 농업인들에게는 어느 해보다도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인들은 한나절이라도 햇빛이 나면 신속히 방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