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 못 찾고 있다"
대통령 측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각"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후 첫 일정으로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2017. 4. 10.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 방명록은 당시에도 다소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고맙다'는 표현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다. 미안하면 미안한 거지, 왜 고맙다는 말이 들어갔느냐는 것이 지적의 핵심"이라며 "미안한 것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이고, 고마운 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맙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아름다운 말 중에서도 으뜸으로,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를 표현할 때 고맙다고 한다"며 "그 안에는 미안한 마음, 애틋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도와주고 싶은 마음, 빚진 마음…수없이 다양한 좋은 마음이 녹아들어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을 것"이라며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참 미안하고 정치인으로서 참 아프면서도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라고 했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