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방류에 제원·부리면 주택 90여채·농경지 471㏊ 침수
금산군 공무원 500여명 투입해 응급복구 중…수돗물 공급 일부 재개
"6년을 키운 인삼인데" 대피했다 돌아온 금산 주민들 망연자실
"6년 동안 어떻게 키운 인삼인데"
9일 오후 물이 빠진 인삼밭을 둘러보던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인삼농민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부리면과 제원면 10개 마을은 전날 전북 용담댐에서 초당 3천200t을 방류하면서 불어난 하천물에 잠겼다.

90여가구 219명이 부랴부랴 몸만 빠져나와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농경지 471㏊가 침수됐다.

물이 빠지자 한걸음에 달려온 주민들의 눈에 들어온 마을 모습은 처참했다.

집 안에서는 가재도구가 진흙탕에 나뒹굴고, 가구 등은 물에 흠뻑 젖었으며, 농작물은 쓰러져버렸다.

특히 그늘막이 무너져 내린 인삼밭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조차 막막한 실정이다.

농민들은 팔을 걷어붙인 채 흙 속에서 그나마 쓸만한 인삼을 골라내느라 안간힘을 썼다.

한 농민은 "수확 직전의 인삼이 이 모양이 됐으니 어쩌면 좋으냐"며 "골라내고는 있지만, 물 먹은 인삼을 어떻게 처분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6년을 키운 인삼인데" 대피했다 돌아온 금산 주민들 망연자실
다른 주민은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미리미리 댐 물을 뺐어야지 갑자기 쏟아내면 하류 주민들은 죽으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재도구의 진흙을 씻어내는 주민들은 날이 저물면 다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낼 예정이다.

금산군은 공무원 500여명을 투입해 응급복구를 돕고 있다.

군에 병력 지원도 요청했다.

용담댐 방류로 가압장이 침수되면서 끊겼던 6개 읍·면 수돗물 공급도 점차 재개되고 있다.

금산에 내려졌던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해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