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미끄럼' 인도 사고기 블랙박스 회수…활주로 위험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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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 190명 가운데 기장·부기장 포함 18명 사망·22명 중태
언덕 위 '탁상 활주로' 악천후에 착륙하다 비탈로 미끄러져 두 동강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7일 저녁 착륙사고가 발생한 보잉737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회수돼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탑승자 190명 가운데 기장·부기장과 어린이 4명 등 18명이 숨지고, 22명이 중태다.
9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외신에 따르면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발 케랄라주 코지코드(옛 캘리컷)행 B737 특별기(IX-1344)가 7일 오후 7시40분께 폭우 속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서 비탈길로 미끄러지며 충돌로 두 동강이 났다.
사고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정기 항공편이 끊긴 두바이에서 귀국하려는 인도 시민을 태운 특별항공편이었다.
승객들은 실직이나 건강 문제, 가족 상봉을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비탈길을 내려온 비행기 앞부분이 분리되면서 방호벽을 들이받아 조종사 등 앞자리 승객들이 주로 사망했다.
다른 여객기 사고와 달리 충돌 후 비행기 연료에 불이 붙지 않아 다수의 탑승자가 생존할 수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몇 명의 승객은 별다른 부상 없이 잔해에서 걸어 나와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생존한 승객 렌지스 파낭가드(34)는 "여객기가 충돌하기 전 몹시 흔들렸다"며 "갑자기 깜깜해졌고 비상문이 열린 곳으로 어떻게든 몸을 끌고 나왔다.
비행기 앞부분이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다.
지금도 떨린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후 악천후 속에 택시기사와 인근 상인, 주민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구조작업을 벌였다.
부상자를 구조하고, 시신을 수습하는데 3시간 이상 걸렸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주민 파잘 푸티야는 "현장에 도착하니 사방이 비명이었다"며 "사람들이 곳곳에서 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일부는 뼈가 부러지고, 일부는 의식이 없었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항공 당국은 사고기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하고, 현장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우가 쏟아지던 기상 상황과 조종사 실수, 활주로 자체 위험성이 복합적으로 사고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코지코드 공항이 언덕 위에 있고, 주변에 34m 깊이의 가파른 경사면이 있어 사고 활주로가 이른바 '탁상 활주로'(Tabletop runway)라는 점이 부각됐다.
2천850m 길이의 활주로 옆면과 이착륙 끝 지점에는 각각 150m와 200m의 안전공간이 필요하지만, 이 공항에는 75m, 90m 공간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약 20편의 항공기가 이 활주로를 이용한다.
항공 전문가 모한 란가나단은 힌두스탄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코지코드 공항 활주로가 습한 날씨에 특히 위험하다고 2011년에 이미 경고했다"며 "폭우 속에 해당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인근 다른 공항에 착륙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기 조종사들이 강풍과 폭우에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고, 세 번째 시도에서 사고가 났기에 조종사 과실 문제도 제기된다.
하디프 싱 푸리 인도 항공청장은 "해당 활주로에 대해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가 코지코드 공항 측 노력에 따라 이를 해제했다"며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언덕 위 '탁상 활주로' 악천후에 착륙하다 비탈로 미끄러져 두 동강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7일 저녁 착륙사고가 발생한 보잉737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회수돼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탑승자 190명 가운데 기장·부기장과 어린이 4명 등 18명이 숨지고, 22명이 중태다.
9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외신에 따르면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발 케랄라주 코지코드(옛 캘리컷)행 B737 특별기(IX-1344)가 7일 오후 7시40분께 폭우 속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서 비탈길로 미끄러지며 충돌로 두 동강이 났다.
사고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정기 항공편이 끊긴 두바이에서 귀국하려는 인도 시민을 태운 특별항공편이었다.
승객들은 실직이나 건강 문제, 가족 상봉을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비탈길을 내려온 비행기 앞부분이 분리되면서 방호벽을 들이받아 조종사 등 앞자리 승객들이 주로 사망했다.
다른 여객기 사고와 달리 충돌 후 비행기 연료에 불이 붙지 않아 다수의 탑승자가 생존할 수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몇 명의 승객은 별다른 부상 없이 잔해에서 걸어 나와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생존한 승객 렌지스 파낭가드(34)는 "여객기가 충돌하기 전 몹시 흔들렸다"며 "갑자기 깜깜해졌고 비상문이 열린 곳으로 어떻게든 몸을 끌고 나왔다.
비행기 앞부분이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다.
지금도 떨린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후 악천후 속에 택시기사와 인근 상인, 주민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구조작업을 벌였다.
부상자를 구조하고, 시신을 수습하는데 3시간 이상 걸렸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주민 파잘 푸티야는 "현장에 도착하니 사방이 비명이었다"며 "사람들이 곳곳에서 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일부는 뼈가 부러지고, 일부는 의식이 없었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항공 당국은 사고기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하고, 현장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우가 쏟아지던 기상 상황과 조종사 실수, 활주로 자체 위험성이 복합적으로 사고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코지코드 공항이 언덕 위에 있고, 주변에 34m 깊이의 가파른 경사면이 있어 사고 활주로가 이른바 '탁상 활주로'(Tabletop runway)라는 점이 부각됐다.
2천850m 길이의 활주로 옆면과 이착륙 끝 지점에는 각각 150m와 200m의 안전공간이 필요하지만, 이 공항에는 75m, 90m 공간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약 20편의 항공기가 이 활주로를 이용한다.
항공 전문가 모한 란가나단은 힌두스탄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코지코드 공항 활주로가 습한 날씨에 특히 위험하다고 2011년에 이미 경고했다"며 "폭우 속에 해당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인근 다른 공항에 착륙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기 조종사들이 강풍과 폭우에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고, 세 번째 시도에서 사고가 났기에 조종사 과실 문제도 제기된다.
하디프 싱 푸리 인도 항공청장은 "해당 활주로에 대해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가 코지코드 공항 측 노력에 따라 이를 해제했다"며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