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검언유착' 보도 관련 전화통화 진실공방…MBC 보도 후 통화한 사실은 확인돼
권경애 "한동훈 쫓아내야 말해" vs 한상혁 "檢수사 강압성 대화"
지난 3월 말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권경애 변호사가 6일 자신의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MBC 보도에 구체적인 실명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한 위원장이 한동훈 검사장을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권언유착' 가능성에 대한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반면 한 위원장은 일반적인 검찰 수사의 강압성 문제 등 MBC 보도 내용과 무관한 대화만을 나눴을 뿐이라고 반박해, 상황은 진실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자신이 지난 3월31일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자, 입장 자료를 통해 "권 변호사와 통화한 건 MBC 보도가 나가고 1시간 이상 지난 오후 9시9분이고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면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권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에 대하여"란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의 말대로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다"며 "통화를 마친 후에 보도를 확인했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앞서 지난 5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권 변호사는 "MBC의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권 변호사는 그러나 당시 1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윤석열과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은 거듭 밝혔다.

권 변호사가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고 묻자 한 위원장이 "곧 알게 된다"고 답했다고도 했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왜 MBC가 'A 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며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권언유착의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다"며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권경애 "한동훈 쫓아내야 말해" vs 한상혁 "檢수사 강압성 대화"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출입 기자들과 만나 권 변호사의 추가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통화시간은 권 변호사가 주장한 1시간 반이 아닌 "23분 정도"라고 바로잡았다.

그는 "한동훈은 얘기했을 수 있는데 윤석열은 안 했을 것"이라며 "'쫓아내야 한다'는 얘기도 안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의 이름을 언급한 것도 "(한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할 때의 수사 기법을 보면서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일반적인 검찰의 강압적 수사 행태 얘길 하다 보면 한동훈 얘기도 나올 수 있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MBC 보도 내용을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사자가 한 검사장이라는 것도 보고받았냐는 질문엔 "그 보도를 보고도 한동훈이라는 걸 몰랐느냐"며 굳이 보고받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을 종합하면 두 사람이 통화한 시기는 MBC 보도 1시간 이후로 확인된다.

하지만 한 검사장 등과 관련한 대화 내용에서는 주장이 엇갈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