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생명체에 관한 5가지 가능성[강현우의 월드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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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밤 하늘을 보며 우주 어딘가에 지구처럼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상상해 왔다. 태양계 행성들도 여전히 가능성을 갖고 있다. 금성의 구름 위, 목성이나 토성의 행성들의 물 속 등에도 생명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태양계에서 생명이 살 것이란 기대를 가장 크게 받고 있는 행성은 화성이다. 화성에는 수십억년 전 물이 흘렀던 흔적이 남아 있다.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도 생명이 살 것이란 추측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도 있다.
과거 혹은 현재의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로는 총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설득력 있는 증거는 1976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보낸 화성 탐사선 바이킹이 지면에 착륙하면서 포착됐다. 당시 바이킹은 수행한 여러 실험 가운데 토양 샘플 실험에서 지구와 비슷한 구조를 확인했다.
두 번째는 1984년 12월27일 화성에서 지구로 온 운석의 조각인 '앨런 힐스 84001'을 발견했을 때 나왔다.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의 약 3%는 화성에서 오는 것이다. 이 운석의 무게는 2㎏으로 상당히 컸다. 약 40억년 전에 화성에서 형성된 암석으로, 1만3000년 전에 지구에 도달한 운석이었다. 1996년 그 내부를 들여다보니 화석화된 유기생물의 잔재일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었다.
NASA가 2012년 파견한 화성 탐사선 '큐리어시티(호기심)'가 세 번째 증거를 발견했다. 큐리어시티는 화성의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 특정 지하 장소에서 메탄가스가 메출되는 것을 감지했다. 메탄은 무기질 공정에서 나올 수도, 유기질·생물학적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
NASA는 지난달 말 화성 지표면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시비어런스(인내)'를 쏘아올렸다. 이동형으로는 6번째, 고정형이었던 바이킹까지 포함하면 7번째 화성 지표면 탐사선이다. 비슷한 시기에 아랍에미리트가 아말(아랍어로 희망), 중국이 톈원(天問)이라는 화성 궤도 탐사선을 보냈다.
포브스가 화성의 생명체에 관한 5가지 가능성을 정리했다. ①화성에 생명체는 애초부터 없었다
화성과 지구의 초기 구성 물질과 물 등이 비슷하지만 생명에 필요한 다른 환경은 갖춰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과거 물이 있었다 해도 태양에 의해 대기가 벗겨지면서 증발해 버렸고 이후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보수적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가설이다.
②생명체가 있었으나 이미 다 죽었다
①에 도전하는 위치에 있는 가설이다. 근거로는 △과거 화성의 대기가 지구와 비슷했고 △물이 있었으며 △지질적 다양성을 갖추고 있고 △화산과 자기장이 있으며 △낮과 밤의 길이, 온도 등이 지구와 비슷하다 등이 있다.
과거 지구에서 이런 비슷한 환경이 수억년 유지될 당시 생명체가 생겨났다는 점에서 화성에도 과거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그러나 화성의 대기 환경 때문에 생명이 멸종했다는 분석이다.
③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고, 현재는 지표면 아래 잠들어 있다
아주 낙관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가설이다. 화성이 대기를 잃었을 때, 일부 미생물들은 일종의 가사상태로 들어갔다. 물이 흐른다는가 하는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이 생명들은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화성 지표면 아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NASA의 퍼시비어런스는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화성의 토양 샘플을 수집할 계획이다. 퍼시비어런스는 후속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④화성에 생명체가 없었으나, 지구에서 건너갔다
6억5000만년 전, 커다란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거대한 칙설럽 충돌구가 생겼고, 전 지구를 덮었다. 지구 역사에 기록된 5번째 대멸종이 발생했다.
당시 지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달과 화성 등으로 퍼져갔다. 물론 당시 생명체가 그 조각들을 타고 화성까지 갔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화성의 생명이 시작되는 아주 작은 단서로는 작용했을 수 있다. 지구의 생명이 우주에서 온 운석에서 시작됐다는 가설도 여전하다.
⑤화성 탐사선이 지구의 생명을 화성으로 옮겼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화성 탐사 과정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화성으로 '밀항'해 갔을 수 있다. 우주생물학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가설이다. 화성에 혹시나 있었을지도 모르는 생명이 지구에서 온 이방인들에게 멸종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래종이 한 지역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상은 지구에서도 아주 흔히 발생한다.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가능성도 고려해 아주 보수적으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과거 혹은 현재의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로는 총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설득력 있는 증거는 1976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보낸 화성 탐사선 바이킹이 지면에 착륙하면서 포착됐다. 당시 바이킹은 수행한 여러 실험 가운데 토양 샘플 실험에서 지구와 비슷한 구조를 확인했다.
두 번째는 1984년 12월27일 화성에서 지구로 온 운석의 조각인 '앨런 힐스 84001'을 발견했을 때 나왔다.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의 약 3%는 화성에서 오는 것이다. 이 운석의 무게는 2㎏으로 상당히 컸다. 약 40억년 전에 화성에서 형성된 암석으로, 1만3000년 전에 지구에 도달한 운석이었다. 1996년 그 내부를 들여다보니 화석화된 유기생물의 잔재일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었다.
NASA가 2012년 파견한 화성 탐사선 '큐리어시티(호기심)'가 세 번째 증거를 발견했다. 큐리어시티는 화성의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 특정 지하 장소에서 메탄가스가 메출되는 것을 감지했다. 메탄은 무기질 공정에서 나올 수도, 유기질·생물학적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
NASA는 지난달 말 화성 지표면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시비어런스(인내)'를 쏘아올렸다. 이동형으로는 6번째, 고정형이었던 바이킹까지 포함하면 7번째 화성 지표면 탐사선이다. 비슷한 시기에 아랍에미리트가 아말(아랍어로 희망), 중국이 톈원(天問)이라는 화성 궤도 탐사선을 보냈다.
포브스가 화성의 생명체에 관한 5가지 가능성을 정리했다. ①화성에 생명체는 애초부터 없었다
화성과 지구의 초기 구성 물질과 물 등이 비슷하지만 생명에 필요한 다른 환경은 갖춰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과거 물이 있었다 해도 태양에 의해 대기가 벗겨지면서 증발해 버렸고 이후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보수적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가설이다.
②생명체가 있었으나 이미 다 죽었다
①에 도전하는 위치에 있는 가설이다. 근거로는 △과거 화성의 대기가 지구와 비슷했고 △물이 있었으며 △지질적 다양성을 갖추고 있고 △화산과 자기장이 있으며 △낮과 밤의 길이, 온도 등이 지구와 비슷하다 등이 있다.
과거 지구에서 이런 비슷한 환경이 수억년 유지될 당시 생명체가 생겨났다는 점에서 화성에도 과거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그러나 화성의 대기 환경 때문에 생명이 멸종했다는 분석이다.
③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고, 현재는 지표면 아래 잠들어 있다
아주 낙관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가설이다. 화성이 대기를 잃었을 때, 일부 미생물들은 일종의 가사상태로 들어갔다. 물이 흐른다는가 하는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이 생명들은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화성 지표면 아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NASA의 퍼시비어런스는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화성의 토양 샘플을 수집할 계획이다. 퍼시비어런스는 후속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④화성에 생명체가 없었으나, 지구에서 건너갔다
6억5000만년 전, 커다란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거대한 칙설럽 충돌구가 생겼고, 전 지구를 덮었다. 지구 역사에 기록된 5번째 대멸종이 발생했다.
당시 지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달과 화성 등으로 퍼져갔다. 물론 당시 생명체가 그 조각들을 타고 화성까지 갔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화성의 생명이 시작되는 아주 작은 단서로는 작용했을 수 있다. 지구의 생명이 우주에서 온 운석에서 시작됐다는 가설도 여전하다.
⑤화성 탐사선이 지구의 생명을 화성으로 옮겼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화성 탐사 과정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화성으로 '밀항'해 갔을 수 있다. 우주생물학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가설이다. 화성에 혹시나 있었을지도 모르는 생명이 지구에서 온 이방인들에게 멸종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래종이 한 지역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상은 지구에서도 아주 흔히 발생한다.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가능성도 고려해 아주 보수적으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