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호야 면역 연구소(LJI) 과학자들은 5일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가설은 확정적인 증거가 부족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증도 차이를 설명하는 이론적인 틀이 될 수 있어서다.
LJI의 다니엘라 바이스코프 교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억하는 T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확한 분자구조까지 교차 인지한다는 걸 일부 환자에게서 확인했다"면서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라 해도 어떤 사람은 심하게 아프고 어떤 사람은 증상이 경미한 이유를 이 가설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스코프 교수와 함께 함께 연구를 이끈 알레산드로 세테 교수는 최근 같은 연구소의 쉐인 크로티 교수와 함께 흥미로운 논문 하나를 저널 '셀'에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미감염자의 40~60%가 신종 코로나에 반응하는 T세포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 미감염자의 면역계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단백질 조각을 알아봤다. 이후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에서 유사한 사례가 나왔다.
LJI 과학자들은 앞서 감기에 걸렸을 때 면역 기억을 가진 T세포가 생겼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후속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엔 정확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어느 부위에서 T세포 교차반응이 일어나는지까지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 미감염자에게 생기는 기억 T세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6개 유형의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동등하게 반응했다. T세포가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일부를 알아보게 학습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세티 교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유하는 매우 유사한 시퀀스를 기억 T세포가 알아본다는 걸 시사하는 매우 강력하고 직접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다만 T세포가 표적으로 삼는 지점은 서로 달랐다. 교차 반응 T세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겨냥했지만, 기존의 면역 기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다른 단백질을 향하게 T세포를 유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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